朴정부 조직, 盧정부와 닮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7일 03시 00분


둘 다 큰 정부 추구하며… 부처 변경보다 기능조정 중시

베일을 벗은 박근혜 정부의 조직개편안이 이명박 정부보다는 노무현 정부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개편안의 가장 큰 특징은 경제부총리 부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해양수산부 부활로 대변되는 ‘큰 정부’다. 5년 전 실용을 앞세운 이명박 정부가 3부 2처를 폐지하면서 정부의 몸집을 줄였다면, 박근혜 정부는 무조건적인 작은 정부를 지양하고 ‘할 일은 하는 정부’로 기조를 잡았다. 17부 3처 17청의 박근혜 정부 규모는 노무현 정부의 18부 4처 16청과 비슷하다.

큰 정부를 추구하더라도 대대적인 부처 규모 변경은 기능 조정에 조직개편의 방점을 뒀다는 점도 서로 유사하다. 인수위는 박 당선인이 선거 당시 공약했던 두 개 부처만 신설하는 것으로 부처 규모 변경은 최소화했다. 그 대신 부처들 간의 기능조정 폭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노무현 정부 역시 김대중 정부로부터 정권을 인수받을 당시 여성부가 여성가족부로 된 것 이외에는 특별한 부처 규모 변경은 없었지만, 부처 간 기능 조정은 적지 않았다.

두 정부의 유사함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박 당선인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향점이 비슷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실제 박 당선인은 15일 유럽연합(EU) 대사를 접견하는 자리에서 제러미 리프킨의 저서 ‘유러피안 드림’의 “EU는 부의 축적보다는 삶의 질을 중요시하고, 개인의 자유보다는 공동체를 앞세우고, 또 무한성장보다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기 때문에 앞으로 세계 역사를 선도해 나갈 것이다”란 구절을 인용하며 “이 글을 아주 좋아한다. 바로 우리 한국이 앞으로 지향하는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이 구절은 노 전 대통령이 즐겨 인용하는 구절로 노 전 대통령은 이 책을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박근혜#노무현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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