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방 철수땐 작년에 따낸 리튬사업마저 흔들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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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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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물公, 볼리비아 구리광산 개발권 포기 검토

지식경제부가 “한국이 확보한 사상 최대 규모의 구리광산”이라고 했던 볼리비아 코로코로 광산 개발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이상득 전
 의원은 당시 볼리비아 정부와 맺은 관계를 기반으로 리튬개발 사업도 추진했다. 사진은 본계약 두 달 전인 2008월 4월 열렸던 
코로코로 광산 현장사무소 개설 축하 행사. 동아일보DB
지식경제부가 “한국이 확보한 사상 최대 규모의 구리광산”이라고 했던 볼리비아 코로코로 광산 개발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이상득 전 의원은 당시 볼리비아 정부와 맺은 관계를 기반으로 리튬개발 사업도 추진했다. 사진은 본계약 두 달 전인 2008월 4월 열렸던 코로코로 광산 현장사무소 개설 축하 행사. 동아일보DB
이명박 정부가 지난 5년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었던 해외자원개발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과 일본 등 세계 주요국이 세계 각지에서 자원 확보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상당수의 해외자원개발은 이 대통령과 그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 특사 자격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무리하게 사업에서 철수하면 자칫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엇갈리는 경제성 판단

볼리비아의 코로코로 구리광산 사업에는 현재까지 약 940만 달러(약 100억 원)가 투자됐다. 외부 기관을 통한 최종적인 사업 타당성 조사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이 광산의 매장량은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50만 t에 이른다. 하지만 코로코로 사업을 담당하는 현지법인 미네랄코로코브레 관계자는 “광물자원공사는 일반적으로 광산의 사업성 평가에 넣지 않는 광산복구비용 및 예비비 등을 추가로 넣으면서까지 사업성이 없는 쪽으로 결론을 내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추가 탐사와 개발비용으로 2000억 원을 투자하면 우선적으로 32만 t의 구리를 채굴해 2조5000억 원가량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08년 계약 당시 광물자원공사 해외자원본부장으로 협상을 주도한 이길수 전 고려아연 부사장도 “탐사 지역을 넓히면 상업성이 있는 구리를 100만 t까지도 채굴할 수 있다”며 “볼리비아는 전기료나 인건비가 낮아 투자금이 2000억 원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성하 광물자원공사 전략경영본부장은 “코로코로 광산 개발은 현재 탐사 중인 사업으로 공식적으로 사업 지속이나 철수 여부를 결정한 바 없다”고 말했다.

경제성과 별도로 광물자원공사 일각에서 사업 철수 이유로 내세우는 ‘정치적 리스크’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볼리비아에 자원민족주의 바람이 여전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업 지속을 주장하는 쪽은 “2008년 사업 시작 당시부터 남미의 정치적 리스크를 감안했던 게 아니냐”고 반문한다. 현지법인이 볼리비아 정부에 국영화에 대한 우려를 전하자 볼리비아 광물부는 “2005년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집권 이후 체결한 사업은 국영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최근 정치권 분위기도 한몫

광물자원공사의 움직임이 최근 국내 정치권의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국회는 올해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 예산으로 지식경제부가 지난해보다 2258억 원을 줄여 올린 것을 국회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1319억 원을 더 삭감해 2조9095억 원으로 확정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때부터 해외자원 개발을 독려했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원자력발전과 신재생에너지만 언급한 것도 해외자원개발을 위축시키는 요소로 비치고 있다. 국내 종합상사의 관계자는 “앞으로도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1억6300만 달러(약 1728억 원)를 투자한 멕시코 볼레오 광산 사업비가 급증하자 광물자원공사가 해외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볼레오 광산 개발의 합작 파트너인 캐나다 바하마이닝과 한국 컨소시엄 업체는 추가 투자를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채굴기술을 도입해야 하는 등 향후 투자금액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광물자원공사는 볼레오 사업을 포기하거나 추가로 볼레오에 4억3000만 달러를 단독으로 투입해 사업을 지속해야 한다. 자원업계 관계자는 “탐사 단계에서 사업을 포기하면 즉각 손실이 나지만 일단 개발이 시작되면 투자금이 자산으로 잡혀 부채가 줄어든다”며 “향후 상업생산에 성공하면 ‘대박’이 터질 수도 있어 광물자원공사가 모험을 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고정식 광물자원공사 사장과 14차례나 볼리비아를 방문하며 사업에 공을 들였던 김신종 전 사장의 불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나온다.

○ 신뢰 없으면 자원 확보 어려워

광물자원공사가 볼리비아 파트너 코미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철수 수순을 밟으면 한국 기업에 대한 현지의 인식이 악화될 수 있다. 이상득 전 의원이 2009년 8월부터 6차례에 걸쳐 볼리비아를 방문해 성사시킨 리튬개발 사업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있다. 포스코 컨소시엄은 이 사업과 관련해 지난해 7월 코미볼과 본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1월 라파스에 사무소를 설립했다.

볼리비아와의 갈등은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의 중남미 자원 개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국내 한 종합상사 관계자는 “자원개발 후발주자인 한국 기업이 뛰어들 수 있는 곳은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 사업 리스크가 큰 곳밖에 없다”며 “한국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막강한 자본과 기술력을 지닌 메이저 자원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해외자원개발#볼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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