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통령비서실 개편안 발표도 어김없이 오후 4시였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4일 인수위원 명단, 15일 정부조직 개편안을 비롯해 지금까지 3차례의 중대 발표를 모두 이 시각으로 공지했다. 이에 인수위 내에서는 ‘오후 4시 발표의 법칙’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날 청와대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인수위 행정실의 공지는 오후 1시 40분경에야 이뤄졌다. 정부조직개편안 발표 때보다 한 시간여 더 늦었다. 대통령비서실 개편은 박 당선인이 직접 챙겨 온 만큼 발표 시점은 전적으로 당선인의 의중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발표가 갑작스럽게 결정됐다는 흔적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국정기획조정분과 강석훈 위원은 오전 9시 간사회의 시작 전 “발표가 오늘 이뤄지느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르겠다. 지금까지 (박 당선인 측에서) 말씀이 없는 것 보니까…”라고 말했다. 오전 10시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발표) 움직임이 없다”라고 했던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저도 밥 먹다가 들어왔다”라고 해명했다.
‘오후 4시 발표의 법칙’은 보안을 중시하는 박 당선인의 스타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개편 작업에 참여한 최소한의 인사를 제외하곤 당일 오전에야 박 당선인의 발표 지침을 받게 된다. 전날 공지하면 밤사이 내용이 새나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후 정오를 지나 기자들에게 발표 계획을 통보하고, 발표문을 다듬다 보면 오후 4시경이 되는 식이다.
발표 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다 보니 김용준 인수위원장의 발표문 낭독에 이어 질의응답에 나선 윤 대변인은 개편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박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기회균등위원회와 비서실에 신설되는 인사위원회의 기능 차이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에 윤 대변인은 “국민대통합위와 청년위를 신설하고 기존의 지역발전위는 개선, 발전시키며 기타 위원회는 폐지를 원칙으로 한다”라고 엉뚱한 답변을 하더니 “위원장께서 충분히 설명했는데 더 궁금한 것이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신설되는 국가안보실과 기존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의 지위에 대해서도 “국가안보실장 밑에 수석이 있다”라고 잘못 답했다.
한 시간 뒤인 오후 5시 20분경 정부조직개편안 발표 당시 명쾌한 설명으로 ‘인수위 스타’로 떠오른 국정기획조정분과 유민봉 간사가 다시 기자들 앞에 섰다. 유 간사는 “설명이 미흡하다는 피드백이 있었다”라면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윤 대변인이 “업무 특성상 밝히지 않겠다”라고 답한 인사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도 그 나름대로의 대답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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