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청와대 조직개편안]또 오후 4시… 인수위 발표의 법칙?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2일 03시 00분


정부 개편안 등 총 3차례… 朴당선인 발표 당일에 사인 다듬다 허겁지겁 발표 인상

21일 대통령비서실 개편안 발표도 어김없이 오후 4시였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4일 인수위원 명단, 15일 정부조직 개편안을 비롯해 지금까지 3차례의 중대 발표를 모두 이 시각으로 공지했다. 이에 인수위 내에서는 ‘오후 4시 발표의 법칙’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날 청와대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인수위 행정실의 공지는 오후 1시 40분경에야 이뤄졌다. 정부조직개편안 발표 때보다 한 시간여 더 늦었다. 대통령비서실 개편은 박 당선인이 직접 챙겨 온 만큼 발표 시점은 전적으로 당선인의 의중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발표가 갑작스럽게 결정됐다는 흔적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국정기획조정분과 강석훈 위원은 오전 9시 간사회의 시작 전 “발표가 오늘 이뤄지느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르겠다. 지금까지 (박 당선인 측에서) 말씀이 없는 것 보니까…”라고 말했다. 오전 10시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발표) 움직임이 없다”라고 했던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저도 밥 먹다가 들어왔다”라고 해명했다.

‘오후 4시 발표의 법칙’은 보안을 중시하는 박 당선인의 스타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개편 작업에 참여한 최소한의 인사를 제외하곤 당일 오전에야 박 당선인의 발표 지침을 받게 된다. 전날 공지하면 밤사이 내용이 새나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후 정오를 지나 기자들에게 발표 계획을 통보하고, 발표문을 다듬다 보면 오후 4시경이 되는 식이다.

발표 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다 보니 김용준 인수위원장의 발표문 낭독에 이어 질의응답에 나선 윤 대변인은 개편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박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기회균등위원회와 비서실에 신설되는 인사위원회의 기능 차이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에 윤 대변인은 “국민대통합위와 청년위를 신설하고 기존의 지역발전위는 개선, 발전시키며 기타 위원회는 폐지를 원칙으로 한다”라고 엉뚱한 답변을 하더니 “위원장께서 충분히 설명했는데 더 궁금한 것이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신설되는 국가안보실과 기존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의 지위에 대해서도 “국가안보실장 밑에 수석이 있다”라고 잘못 답했다.

한 시간 뒤인 오후 5시 20분경 정부조직개편안 발표 당시 명쾌한 설명으로 ‘인수위 스타’로 떠오른 국정기획조정분과 유민봉 간사가 다시 기자들 앞에 섰다. 유 간사는 “설명이 미흡하다는 피드백이 있었다”라면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윤 대변인이 “업무 특성상 밝히지 않겠다”라고 답한 인사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도 그 나름대로의 대답을 내놨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인수위#오후 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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