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006년 5월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세 도중 커터칼 테러를 당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사건 발생 11일 뒤 개인적으로 위로 편지를 보냈던 것으로 23일 밝혀졌다.
당시 관방장관이던 아베 총리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방문하기 위해 방한한 프리랜서 언론인 와카미야 기요시(若宮淸) 씨를 통해 당시 한나라당 대표이던 박 당선인에게 편지와 함께 20만 엔(약 242만 원) 상당의 최고급 고베(神戶)산 쇠고기, 최고급 과자 마메겐 등을 전달했다. 아베 총리는 편지에서 “박 대표가 테러를 당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깊은 슬픔과 근심을 전하려 편지를 쓴다”며 “회복이 빨라 이처럼 빨리 정치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돼 기쁘며 안심하고 있다”는 위로의 말을 전했다.
아베 총리는 “요코타 시게루(橫田滋) 씨 일행을 만나준 용기와 의지에 마음으로부터 감사를 드린다”고도 적었다. 요코타 씨는 일본인 북한 납치피해자 가족연락회 대표로 박 당선인을 방문했었다.
아베 총리는 마지막으로 “양국은 같은 민주주의, 가치관과 목표, 공통의 이상과 염원 등 많은 공통점이 있다”며 “우리가 이런 공통점 위에 양국 관계를 최종적으로 형제와 자매 관계처럼 구축해 일한관계를 악화시키는 일련의 일들을 극복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와카미야 씨는 당시 박 당선인에게 “일본에선 수술을 받은 사람에게 쇠고기를 먹게 해 빨리 건강을 회복하게 한다. 다른 사람에게 주지 말고 직접 드시라”는 아베 총리의 말을 함께 전했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23일 ‘아베 총리가 다음 달 25일 박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는 전날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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