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낙마 후폭풍]“좋은 인재, 청문회 두려워 공직 피할까봐 걱정”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31일 03시 00분


朴당선인, 安家서 첫 오찬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30일 현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에 대해 “가족이나 친인척과 관련된 사적인 부분을 너무 공격하니까 좋은 인재들이 인사청문회가 두려워 공직을 기피할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29일 자진 사퇴한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생각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 인근의 안전가옥(안가)에서 새누리당 소속 강원 지역 의원 8명과 한 시간 반 동안 오찬을 함께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박 당선인의 안가 사용은 당선 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으로 활동한 한 의원이 먼저 “‘망신 주기’ 청문회는 그만해야 한다”면서 인사청문회를 화두로 꺼냈다. 일부 참석자도 “예수도 인사청문회에 가면 문제가 된다”며 공감을 나타냈다.

이에 박 당선인은 “우리 인사청문회 제도가 죄인 신문하듯 몰아붙이기 식으로 가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며 “인사청문회라는 것이 일할 능력에 맞춰져야 하는데 조금 잘못 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또 “청문회는 좋은 공직자를 가려내는 게 돼야 하는데 후보자에 대한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문제”라는 인식을 보였다고 한다.

박 당선인은 “후보자의 정책 검증은 공개적으로 국민 앞에서 철저히 하되 사생활과 관련된 부분이나 후보자의 인격에 대한 것은 지켜줘야 하지 않느냐”며 “미국은 그런 게 잘 지켜지고 있어 인사청문회를 더 효과적으로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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