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돼 보니 뭐하겠노? “7급 공무원 하겠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7일 14시 13분


한 때 변호사는 부와 명예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성공한 인생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사법시험 합격자 수가 많이 늘어난데다 지난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기 졸업생이 쏟아지면서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한 해 배출되는 변호사만 2500명에 이른다.

수요는 비슷한데 공급이 늘었으니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 이제 변호사를 7급(주사보) 공무원으로 뽑겠다는 지자체까지 나타났다.

부산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를 행정직 7급 정규직 공무원으로 선발하겠다고 발표한 것.

부산시는 지난 5일 발표한 '2013년 공무원 채용계획'에서 올해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자격증 소지자 1명씩을 행정 7급으로 각각 경력 경쟁 등 임용시험 등을 통해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거 정부 부처나 지자체에서 변호사는 5급(사무관)으로 채용되는 것이 관행이었다. 하지만 변호사 수가 급증하면서 6급(주사) 채용이 눈에 띄더니 드디어 '7급 공무원 변호사' 시대가 열리게 됐다.

임금 수준은 임용 첫해 기본급이 151만 7000원이며 수당, 상여금, 성과급을 포함하면 연봉 2500만 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또 행정직과 세무직, 사회복지직 등에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응시하면 각 과목 만점의 40% 이상 득점한 응시자에게는 과목별 만점의 5%의 점수를 가산해 주기로 하는 등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들의 응시 문호를 열어 두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변호사 직렬은 임용규정에 따라 경력 경쟁 방식이나 필기시험을 치러 선발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선발 방식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기업에 채용에서도 변호사의 몸값은 크게 낮아졌다. 과거 변호사는 과장급으로 채용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작년 9월 삼성그룹의 10개 계열사가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대리급으로 채용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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