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핵무기, 생화학무기, 탄도미사일 등 대량살상과 기습공격이 가능한 이른바 ‘비대칭 전력’ 강화에 주력해 왔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12일 장거리 로켓 ‘은하3호’ 발사에 성공하며 중국에 버금가는 미사일 강국 반열에 올랐다. 사거리 300km 안팎의 단거리 미사일(SRBM)부터 최대 1만3000km에 이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모두 보유한 국가는 북한과 중국뿐이다. 한 군사전문가는 “군사강국인 미국과 러시아는 ICBM급 장거리 미사일만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1970년대부터 중국을 모델로 삼아 탄도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1980년대 스커드 계열의 단거리 미사일, 1990년대 노동 계열의 준중거리 미사일(MRBM), 2000년대에 무수단 계열의 중거리 미사일(IRBM)을 잇달아 실전 배치했다.
북한이 12일 3차 핵실험을 계기로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만큼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데 성공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핵실험 직후 “폭발력이 크면서도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보유한 스커드-B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려면 무게 1t 미만, 지름 90cm 이내로 만들어야 한다.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조만간 미국을 겨냥한 높은 수준의 핵무기를 완성할 가능성이 높다.
핵무기 개발을 위한 핵실험은 핵분열 상태와 폭발력을 확인하는 1, 2단계 실험을 거쳐 소형화라는 3단계 실험으로 진행된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20년 넘게 고폭장치와 핵물질로 이뤄진 핵탄두 소형화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관련 기술과 능력을 충분히 축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과거 파키스탄을 통해 관련 기술을 입수한 정황도 있어 핵탄두 소형화는 이미 성공했거나 시간문제로 봐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그러나 군 당국은 북한이 핵탄두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만큼 소형화하진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1993년 이후 고폭장치 관련 부품과 재료를 확보하기 힘들었고, 기술 수준 등을 감안할 때 1t 미만의 정교한 소형 핵탄두의 제작 능력은 아직 갖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탄두(4∼4.5t)의 절반 규모 정도로 군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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