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부산고검장 퇴직후 법무법인 태평양으로 자리옮겨
재산 13억→25억 2배로 늘어… 고위 검찰간부출신 전관예우 논란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56·사진)가 검찰에서 퇴직하고 법무법인 태평양으로 자리를 옮긴 뒤 17개월 동안 16억 원 가까이 보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직 고위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가 전관예우 차원에서 거액의 보수를 받는 일은 많지만, 검찰을 총괄해야 하는 법무부 수장이 될 사람으로서 적절한 처신이었느냐에 대한 논란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팀이 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확인한 결과 황 후보자가 2011년 8월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퇴직한 뒤 같은 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로펌 변호사로 활동하며 받은 보수는 총 15억9000여만 원에 이른다. 매달 보수로 1억 원 가까이 받아 온 것. 지난해 10월에는 한 달 수임료로 3억 원을 받기도 했다. 황 후보자가 공직에서 물러났던 2011년 3월 당시 공개했던 재산은 약 13억 원이었지만 15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자료의 재산은 25억8000만 원으로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고위직 판검사들이 로펌으로 옮긴 뒤 거액의 급여를 받은 사실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2011년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는 로펌 변호사로 활동하며 한 달 평균 1억 원의 보수를 받은 사실 때문에 결국 낙마했다. 야당 관계자는 “법조계의 잘못된 관행으로 지탄을 받으면서 ‘전관예우 금지법’까지 시행된 상황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전관이라는 이유로 거액의 돈을 로펌으로부터 받은 것은 공직자로서 자질이 의심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변호사로서 정당하게 수임한 대가가 많다고 해서 공직에 오를 기회가 박탈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또 황 후보자의 장남(29)이 지난해 결혼하면서 얻은 아파트 전세금을 놓고 편법증여 논란도 일고 있다. 장남은 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아파트에 3억 원으로 전세를 얻었다. 2011년 처음 취업한 장남은 지난해 근로소득으로 3500만 원을 신고했다. 3억 원의 전세금을 증여받지 않고 마련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취재팀이 확보한 장남의 납세증명서 등에는 증여세 납부 사실이 없고 은행 대출을 받은 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황 후보자는 법무부를 통해 “장남이 지난해 8월 결혼했는데 경제적 능력이 없어 전세자금을 제공한 것”이라며 “조만간 증여세를 납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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