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차 핵실험 전날인 11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기지에서 장거리 미사일의 엔진 성능 시험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창리 기지는 북한이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은하3호)을 발사한 곳이다.
군 일각에선 KN-08 신형 장거리 미사일의 엔진 성능 테스트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해 4월 김일성 생일 100주년(태양절) 기념 군사퍼레이드에서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실린 KN-08 미사일을 최초로 공개했다. 군 고위소식통은 “북한이 KN-08의 사거리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5000km 이상으로 늘리기 위해 엔진 개량 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본격화하면 북한이 KN-08 미사일을 발사하는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이런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고도 이어졌다. 그 강도도 세지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부대변인은 15일(현지 시간) 북한이 연내 추가 핵실험 실시 계획을 중국에 통보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미국은 (추가 핵실험이) 북한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것임을 경고해왔다”고 밝혔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수행해 시카고로 향하는 대통령전용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할 때마다 점점 더 고립되고 북한 주민에게도 끔찍한 영향을 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북한에 국제 의무를 위반하는 추가 도발 행위를 삼갈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은 18일경 핵실험을 실시한 북한에 대해 금과 다이아몬드 등 귀금속 교역을 금지하고 북한이 발행한 공채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의 강력하고 새로운 제재를 결정할 것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6일 지지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북 제재 강화 방안으로 “북한의 (은행) 계좌에 크게 그물을 칠 필요가 있다. 그러면 김정은 체제에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물을 친다는 것은 외국 은행의 북한 관련 계좌를 동결한다는 뜻이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북한의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교체)’를 잇달아 언급한 데 대해 북한은 ‘민족반역자의 최후 발악’이라고 맹비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6일 논평에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행위에 대처한 자위적 조치인 제3차 핵실험 앞에 어떻게나 얼이 나갔는지 시간이 갈수록 넋두리”라고 비난하며 ‘만고역적’ ‘대결병자’ 등 거친 표현으로 이 대통령을 비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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