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조각 완료]서울출신 7명-인천 2명 ‘수도권 내각’… 호남-여성 각 2명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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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8일 03시 00분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7일 오전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정부 부처 11곳의 장관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그는 “국회에서 정부조직 개편안 통과가 늦어져 부득이하게 장관 추가 인선을 (먼저)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7일 오전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정부 부처 11곳의 장관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그는 “국회에서 정부조직 개편안 통과가 늦어져 부득이하게 장관 추가 인선을 (먼저)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의 가장 큰 특징은 그동안 불문율처럼 여겨지던 지역안배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신이 직접 챙기고자 하는 국정의 핵심 부처에는 오랫동안 자신과 호흡을 맞춰온 측근을 앉혀 친정 체제를 구축하고 전문성이 중시되는 분야에는 자신과 아무런 인연이 없는 사람이라도 과감하게 발탁하는 박 당선인의 ‘투 트랙’ 인사 스타일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수도권 내각?

서울 등 수도권 출신이 국무총리와 17명의 장관 후보자 중 9명으로 절반이어서 ‘수도권 내각’이라 불릴 정도다.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의 주요 지지기반인 영남 출신은 5명(경북 2명, 경남 3명)이지만 호남 출신은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전남 완도)와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전북 고창) 등 2명에 그쳤다. 진 후보자의 경우 초중고교를 모두 서울에서 졸업했으나 이날 기자들에게 “태어난 곳은 전남 담양이고 공무원인 아버지를 따라 여기저기 전학을 다녔다. 아버지 쪽을 따라 전북이라고 써 달라”고 했다.

그 밖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성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 등 2명이 충청 출신이며 강원 출신은 1명도 없다. 5년 전 이명박 정부 초대 내각에 지역별로 2∼4명씩 각료를 배분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역 탕평’에는 다소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평균 나이는 58.2세로 이명박 정부의 초대 내각(61세)보다 2.8세 젊어졌다.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69)를 제외하면 최고령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65)이고, 최연소는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47)다. 연령대별로는 60대 6명, 50대 11명, 40대 1명이다. 특히 56∼58세가 전체의 절반인 9명을 차지해 주축을 이뤘다.

여성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와 조윤선 후보자 등 2명으로 5년 전과 같다. 노무현 정부에서 초대 내각에 법무부 장관 등 요직을 포함해 여성이 4명 기용됐던 것과 비교하면 ‘첫 여성대통령 탄생’으로 여성 국무위원이 대거 등용될 것이란 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다.

출신 학교는 다양해졌다. 서울대가 7명, 연세대와 성균관대가 각각 2명씩이었다. 고려대 한양대 육군사관학교 한국외국어대 영남대 부산여대 미국 존스홉킨스대가 1명씩 후보자를 배출했다. 후보자를 1명이라도 배출한 학교는 10곳으로 5년 전 7곳보다 다소 늘었다. 출신고교는 경기고가 5명, 서울고가 4명이었으며 윤성규 후보자는 유일하게 실업계 고교를 나왔다.

○ 투 트랙 인사 스타일

복지 분야에 대한 경험이 없는 진 부위원장을 복지부 장관에 임명한 것은 국정의 핵심 분야는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 당선인이 대선 기간 국정의 핵심기조로 내세운 ‘국민안전’을 담당할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에 박 당선인을 가장 오랫동안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유정복 새누리당 의원을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박 당선인의 초대 비서실장(진영)과 최장수 비서실장(유정복)을 당선인이 역점을 두고 있는 ‘국민행복’의 핵심요소인 복지와 안전의 책임자로 각각 내세운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취임과 동시에 풀어야 할 첫 번째 과제인 북핵 문제 해결은 윤병세 외교부, 류길재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몫이다. 두 후보자는 모두 박 당선인의 외교통일 분야 ‘책사’로 통한다. 여기에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 내정자를 포함해 남북문제 ‘해결사’가 모두 박 당선인의 코어그룹(core group)이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국가미래연구원 창립발기인이자 국민행복추진위 주택·부동산 태스크포스(TF) 단장으로 박 당선인과 호흡을 맞췄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국민행복추진위 지속가능추진단장이었다. 두 후보자는 인수위에도 참여했다. 인수위 전문위원인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해 박 당선인과 인연을 맺은 장관 후보자는 17명 가운데 모두 8명이다. 이들 대부분은 박 당선인에게서 여러 차례 중용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해 9명은 박 당선인과 별다른 인연이 없다. 이런 ‘깜짝 발탁’은 현 후보자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이동필 농림축산부 장관 후보자 등 경제 부처에서 두드러진다. 주로 관료나 연구원 출신이어서 이들의 전문성을 높이 산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는 관료에게 맡겼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인선 스타일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이런 깜짝 발탁에는 실력과 함께 내부 평판을 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등 박 당선인과 별다른 인연 없이 발탁된 관료 출신들은 대부분 내부 평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공무원들의 자발적 협조 없이는 ‘증세 없는 공약재원 마련’이 힘들다는 판단에서 평판이 좋고 추진력이 강한 관료 출신들을 곳곳에 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장원재 기자 egija@donga.com
#박근혜#서울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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