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특징은 모두 박 당선인과 대선캠프에서 호흡을 맞춘 인사들이라는 것이다. 이변이나 파격 없이 언론의 예측대로 인선이 이뤄진 유일한 분야다. 그래서 그들이 보여줄 팀워크에 벌써부터 눈길이 쏠린다.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장관급) 내정자(65)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60)는 대선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회에서 각각 국방안보추진단장, 외교통일추진단장을 맡아 외교안보팀의 양대 축을 이뤘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65), 박흥렬 경호실장(장관급) 내정자(64)는 김장수 내정자가 이끈 국방안보추진단에 합류해 ‘김장수 라인’으로 분류된다. 김 내정자가 육사 27기, 김 후보자와 박 내정자는 1년 후배인 육사 28기다.
따라서 외교안보라인의 맏형 격인 김 내정자가 국가안보실장으로서 외교안보 분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 것이 전체 팀워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가 많다.
김 내정자가 국방부 장관 출신인 점을 감안할 때 ‘안보 중시’ 경향이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 후보자도 동아일보 기자에게 “진보정권은 남북관계에, 이명박 정부는 한미동맹에 너무 치우쳐 시너지가 단절됐다. 남북 및 한미관계를 통합적으로 운영하되 대전제는 안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윤 후보자는 ‘안보 중시=대북 강경책’으로 비치는 것에는 선을 긋고 있다. 매파로 분류돼온 김 내정자도 “나는 매파도 비둘기파도 아닌, 대북 강경파와 온건파의 장점만을 취하는 영리한 올빼미파”라고 강조한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 후보자(54)는 외교안보 라인 중 가장 젊다. 윤 후보자, 인수위원직을 사퇴한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 등과 함께 대선공약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발전시켜온 인물이다. 이들이 참여한 외교통일추진단은 지난해 7월부터 매주 2, 3회 만나 보통 7시간 이상 마라톤 회의를 했다. 류 후보자는 주위에 “밥 먹는 시간을 아끼려고 고구마, 바나나로 끼니를 때우는 열정을 보이면서도, 자기주장을 고집하지 않고 방향을 잡아 가는 윤 후보자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하곤 했다.
북한의 카운터파트가 될 류 후보자도 김 내정자와 윤 후보자의 안보 중시 기조에는 공감한다. 그는 “북한이 도발하면 강하게 응징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한 이유는 강해야 할 때 강하지 못하고 유연해야 할 때 유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소신을 펴왔다.
외교안보 부처의 한 전직 장관은 “외교안보라인의 오랜 친분이 일사불란한 팀워크 형성에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집단사고(集團思考)의 오류’에도 쉽게 빠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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