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변방 작은나라 아닌 세계 중심국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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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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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 춘추관서 퇴임 연설

마지막 국무회의 주재



이명박 대통령(왼쪽에서 세 번째)이 19일 청와대에서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무궁화대훈장 영예수여안을 긴급 안건으로 올려 심의 의결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마지막 국무회의 주재 이명박 대통령(왼쪽에서 세 번째)이 19일 청와대에서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무궁화대훈장 영예수여안을 긴급 안건으로 올려 심의 의결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이 정부 5년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모두 역사에 맡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퇴임(25일)을 엿새 앞두고 청와대 춘추관에서 퇴임 연설을 갖고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은 더 이상 변방의 작은 나라가 아닌 세계의 중심 국가가 되었으며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두 차례에 걸친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며 더 큰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지고자 힘썼다”면서도 “기대만큼 서민들의 어려움이 풀리지 않았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생각을 달리하고 불편했던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한다”며 “옳고 그름을 떠나 국정의 책임을 내려놓는 이 시점에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임기 중 발생한 친인척 및 측근 비리에 대해서는 “도덕적 흠결 없는 정부를 간절히 바랐지만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2010년 3월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해 “가슴 깊이 안고 가야 할 아픔”이라고 말한 뒤 “통일이 되는 바로 그날 천안함 46용사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부르고자 한다”며 잠시 목이 잠기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퇴임 후 활동에 대해선 “국민 행복을 위한 저의 명예로운 의무는 계속될 것이며 조국을 위해 작은 일이라도 봉사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기꺼이 하겠다”고 말했다.

19일 청와대 본관 내 세종실에 걸린 이명박 대통령의 초상화.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의 초상화를 그린 정형모 화백의 작품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9일 청와대 본관 내 세종실에 걸린 이명박 대통령의 초상화.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의 초상화를 그린 정형모 화백의 작품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이어 열린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선 “임기 중 비서진에게 ‘일을 모르는 사람들이 우리를 비판한다’고 격려해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에 따른 촛불집회에 대해선 “(우리가 글로벌 국가인데) 보건 등은 기초이고 따져야겠지만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려면 쇠고기 수입을 안 할 수 있느냐”며 “초등학교에서도 이 정도 게임의 룰은 지킨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오후 박 당선인의 취임식 참석 차 방한할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와 회동한 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로 돌아갈 계획이다. 이 대통령의 임기는 24일 밤 12시에 종료되고 같은 시간인 25일 0시부터 박근혜 신임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다. 새 대통령은 25일 취임식을 마친 뒤 청와대로 들어갈 예정이어서 24일 밤 청와대는 신·구 대통령 없이 비게 된다. 하지만 이날 밤 12시까지 유사시에는 이 대통령이 논현동 사저에 설치한 국가지휘통신망 등을 이용해 대처하고 25일 0시 이후부터 상황에 대해선 삼성동 자택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는 새 대통령이 지휘한다.

한편 이 대통령은 19일 오전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무궁화대훈장 영예수여안을 긴급 안건으로 올려 심의·의결했다. 이 대통령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임기 초 무궁화대훈장 수훈을 미루다 12일 국무회의에서 뒤늦게 이 훈장을 받는 과정에서 발생한 ‘셀프 수여’ 논란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당선인 측과도 논의한 사안”이라고 전했다. 상훈법에는 ‘(현직) 대통령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한다’고만 되어 있는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때까지는 이전 정부에서 새 대통령에 대한 무궁화대훈장 수여를 의결하고 새 정부 출범 후 이를 전달해왔다.

이날 회의에선 이 대통령의 초상화를 전직 대통령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는 청와대 본관 내 세종실에 거는 행사도 열렸다. 이 대통령은 초상화를 보며 “피부가 잘 나왔다. 실물보다 낫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퇴임연설#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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