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지명 당시 스스로 '보통사람'으로 칭한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가 2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진땀을 흘렸다.
민주통합당 이춘석 의원은 "정 후보자가 몸을 낮춘 것이긴 했지만 정 후보자를 보통 사람으로 여기는 국민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정말 보통사람이시냐"고 물었다.
정 후보자는 "과거의 제 비전이 보통사람이고, 지금 마인드도 보통사람"이라고 대답했다.
이 의원은 "사법고시 패스, 검사생활 30년, 선관위원 상임위원을 거친 총리 후보가 보통 사람이냐"며 "법무법인 로고스에 근무하던 5년간 10억원을 받는데, 이는 정규직 근로자가 한푼도 안 쓰고 30년을 벌어도 못 버는 금액"이라고 꼬집었다.
정 후보자는 "10억원은 잘못된 통계이고 6억7천만원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정정한 뒤 "저는 평범과 비범의 세계를 경험했다"며 "보통사람이 아닌 것은 틀림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는 그러나 "지금도 동네 목욕탕에서 목욕하고 이발하면서 사람들의 애환을 듣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어려운 사람들을 접촉하면서 (애환을) 듣고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그는 이날 인사말에서도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성장해 초등학교 교사로 사회 첫발 내디딘 후 주경야독했다"는 점을 강조했었다.
정 후보자는 이날 '백수'와 관련된 질문과 답변으로도 곤욕을 치렀다.
그는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3대(아들ㆍ본인ㆍ부모) 백수'란 말을 아느냐"고 묻자 "백수가 하도 많아서 잘 모르겠다"고 했고, "'3포(연애ㆍ결혼ㆍ출산) 세대'는 아느냐"는 질문에도 "잘 모른다"고 답변했다.
같은 당 민병두 의원은 정 후보자가 "백수가 하도 많아서 잘 모르겠다"는 발언과 관련, "정치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다. 어떤 언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국민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며 "백수가 된 사람들은 얼마나 괴롭겠느냐. (정 후보자가) 가볍게 한 말이지만 (그들은) 상처를 받을 수 있다"고 질책했다.
정 후보자는 "요즘 백수 둘러싼 농담 같은 게 많다는 뜻이었지 백수가 많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사과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