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최근의 환율 불안과 관련해 “우리 기업이 손해 보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엔저(円低)’ 공세로 원화가치가 급등해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진 데 대해 이례적으로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 대응방침을 밝힌 것이다.
박 당선인은 이날 한국무역협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덕수 무역협회장 등 참석자들이 환율안정 대책 마련을 요청하자 “환율안정이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대내외 환경이 매우 어렵다”며 “세계경제가 아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일본의 엔저 공세가 겹치면서 더 어려운 기업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 당선인의 발언은 일본의 ‘무제한 양적완화’로 한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는 데 적극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원-엔 환율은 일본 자민당 정권이 출범한 지난해 12월 26일 100엔당 1265.59원에서 현재 1155.96원으로 8.7% 하락했다.
이날 발언과 관련해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정부가 환율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환율안정에 큰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전문가들은 박 당선인의 환율 발언을 계기로 급격한 환율변동을 막기 위한 제도 도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정근 한국국제금융학회장(고려대 교수)은 “환율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것은 ‘한국형 토빈세(외환거래세) 도입’ 등 제도개선을 통해 투기자본의 유출입을 규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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