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엔저로 기업 힘들어… 환율 선제 대응”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1일 03시 00분


당선인이 환율 언급 이례적… 한국형 토빈세 도입 힘실릴듯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최근의 환율 불안과 관련해 “우리 기업이 손해 보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엔저(円低)’ 공세로 원화가치가 급등해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진 데 대해 이례적으로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 대응방침을 밝힌 것이다.

박 당선인은 이날 한국무역협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덕수 무역협회장 등 참석자들이 환율안정 대책 마련을 요청하자 “환율안정이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대내외 환경이 매우 어렵다”며 “세계경제가 아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일본의 엔저 공세가 겹치면서 더 어려운 기업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 당선인의 발언은 일본의 ‘무제한 양적완화’로 한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는 데 적극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원-엔 환율은 일본 자민당 정권이 출범한 지난해 12월 26일 100엔당 1265.59원에서 현재 1155.96원으로 8.7% 하락했다.

이날 발언과 관련해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정부가 환율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환율안정에 큰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전문가들은 박 당선인의 환율 발언을 계기로 급격한 환율변동을 막기 위한 제도 도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정근 한국국제금융학회장(고려대 교수)은 “환율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것은 ‘한국형 토빈세(외환거래세) 도입’ 등 제도개선을 통해 투기자본의 유출입을 규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문병기·이상훈 기자 weappon@donga.com
#박근혜#환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