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영 내각’보다 ‘성시경 내각’이 더 문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1일 10시 22분


이동관 전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 동아일보DB
이동관 전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 동아일보DB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인 이동관 전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은 21일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이른바 '고소영·강부자 내각'보다 곧 출범할 박근혜 정부의 이른바 '성시경 내각'이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고소영 내각'은 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 편중 인사를, '강부자 내각'은 강남 부자가 많은 특징을 꼬집은 표현이지만 '성시경 내각'은 성균관대ㆍ고시ㆍ경기고 출신이 많은 이번 인사의 특징을 나타내는 신조어다.

이 전 수석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 와 인터뷰에서 "현대국가의 국정운영에 민간의 자율과 창의를 도입해 잘 활용하는 게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그런 점에서 관료와 전문가에 의존하는 (박근혜 정부의 인사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정부, 시장, 시민사회 3축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서 혁신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시민사회나 시장의 목소리가 국정운영에 반영이 안 되고 정부가 너무 주도하는 모습으로 가면 균형이 깨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박근혜 정부가) 과거처럼 일방통행식의 관료주도형 경제로 갈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인사에 시장과 시민사회에 대한 반영이 부족하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 전 수석은 "저희(이명박 정부)가 '고소영 내각'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그런 것들을 다 염두에 두고 반영을 했다"고 선을 그었다.

박 당선인이 전문성을 중시하다 보니 관료 위주 인사가 됐다는 해석과 관련해서도 이 전 수석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특정 학력이나 특정 고시 기수, 이런 사람들이 몰려있으면 끼리끼리 문화가 금방 확산된다"라며 "(권력 중심에) 한두 명이 있어도 학연지연 총동원해 사람들이 접근하는데 하물며 같은 지역이나 학연이나 비슷한 동기들이 모여 있으면 권력의 사유화랄까 사적 공간들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 전 수석은 앞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모시고 퇴임대통령의 새로운 롤 모델을 만들겠다며 몇 가지 계획을 밝혔다.

그는 한국 경제의 산 증인인 이 대통령에게 CEO 생활과 대통령 재임 시절 경제위기 극복 과정 등 구체적 경험을 전수해 달라고 요청하는 국가가 많다며 그런 곳을 다니면서 압축성장의 경험도 전수하고 우리가 선도하고 있는 녹색성장의 의제를 알리는 지식전파, 경험 전파 같은 일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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