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복 “박근혜 당선인, 정권출범 전에 신뢰잃을까 우려”

해양수산부 세종시 입지 검토 비판…"국민이 믿어주지 않으면 정권 실패"
정홍원 "명백한 약속을 한 것은 아니라고 이해…입지 결정에 여러 요인"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은 21일 정부가 해양수산부 청사를 세종시에 두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자칫 국민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친박(친박근혜)이자 부산시당위원장인 이 의원은 이날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공약을 국민과 교감 없이 철회하려다가 역풍을 맞았고 그래서 국민의 신뢰를 잃는 우를 범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박 당선인이 정권이 출범하기도 전에 벌써 이런 일에 접어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공자가 말하기를 '믿음이 없이는 세울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무신불립·無信不立)고 했다"면서 "국민이 믿어주지 않으면 그 정부는 실패하는 정부가 된다. 시작도 전에 국민의 믿음을 걷어차는 정권이 되면 정 후보자도 임기 내내 곤혹스러운 일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정 후보자가 "(해양수산부 부산 입지에 관한) 명백한 약속을 한 것은 아니라고 이해한다"고 답변하자 "제가 현장에 있어서 잘 안다. 적극 유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표현했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정 후보자에게 "박 당선인이 약속한 내용을 지킬 수 없다면 합당한 이유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했다.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대선 당시에는 그쪽(부산)으로 가는 게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그런 것 같다"면서 "그런데 입지에 대해 여러 검토를 해 보니 세종시가 적당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부산은 해양수산부가 없더라도 해양도시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다른 지원방법이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정 후보자가 그렇게 말하면 동의할 수 없다. 입지의 문제가 아니라 약속의 문제"라면서 "계속 그런 자세를 견지하면 저희로서도 아주 중요한 얘기를 할 수밖에 없다"며 정 후보자에 대한 뭔가 '특단의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는 의미심장한 언급을 했다.

이 의원은 "정 후보자가 오늘은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것 같아 이 정도로 하겠다"면서 "정 후보자가 추후 이런 부분에 대해 중요한 말씀을 해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에 이어 질의에 나선 새누리당 김희정 의원이 "언론에 나온 해양수산부 세종시 입지는 임시결정이라고 한다"며 이 문제를 거듭 제기하자 정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 때문에 보도를 정확히 못 봤는데 정확한 보도를 보니 새 정부 출범 후 공청회 등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돼 있다. 참고해 달라"고 밝혔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