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라는 사회적 자본 쌓는 ‘체인지 인재’ 양성 전폭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5일 03시 00분


■ 김상민 인수위 청년특위위원장

김상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년특별위원장이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수위 활동을 마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김상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년특별위원장이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수위 활동을 마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청년 문제는 역대 정부에서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었습니다. 유아, 어린이, 여성, 노인 등을 지원하는 법은 있어도 청년들을 위한 건 없었죠.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청년의 꿈의 크기가 곧 대한민국의 크기다.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이 ‘정치적 명운’을 걸고 직속기구로 청년위원회를 두기로 한 건 보통 일이 아닙니다.”

22일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만난 김상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장(40)은 박 대통령의 청년 문제 해결 의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인수위는 이날 해단식을 갖고 공식 일정을 마쳤지만 청년특위는 새 정부 출범 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로 상설화돼 대통령의 청년 정책을 계속 뒷받침한다.

선거 때 으레 등장하는 인사치레로 여겨졌던 청년 공약(公約)은 이번 인수위에서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48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김 위원장이 이끈 청년특위는 △청년일자리 창출 경쟁력 평가지수 마련 △청년발전기본법 제정 추진 △미래창조 리더 양성센터 설립 △해외 일자리 지원 ‘K-MOVE’ 추진본부 신설 등 굵직한 정책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주목을 받았다.

―48일간 한 일들을 요약한다면….

“17개 부처에 흩어져 있는 기존 청년 정책을 모두 조사해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청년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 대통령께 제안했다. 청년들이 희망을 잃은 ‘3포 세대(취업,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가 아닌, 젊고 강한 대한민국의 엔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계획이다.”

―청년특위의 총 8개 공식 제안 중 4개가 일자리와 관련된다.

“단순히 경제규모가 커진다고 ‘체감 실업률 22%’로 상징되는 청년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선거 기간과 특위 때 청년과의 ‘소통’을 강조했다면 앞으로는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정보기술(IT), 문화콘텐츠 등 고용효과가 높고 청년들이 선호하는 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중소·중견기업이 사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도 결국 청년들이 갈 만한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다. 청년 창업, 협동조합 결성을 지원해 지속가능한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도 청년위원회가 적극 나설 것이다.”

―청년일자리 경쟁력 지수는 어떻게 매겨지나.

“주요 기업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청년일자리 창출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를 개발한다. 단순히 일자리를 몇 개 만드는지 보는 게 아니라 임금 수준, 취업 만족도, 업무 분야, 지속성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진다. 이것을 보면 정말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가 제대로 만들어지는지, 기업들이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닌지 한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열정과 잠재력이 있는 청년을 인재로 양성해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K-MOVE 추진본부’도 세울 예정이다. 이제까지는 청년 해외 진출이 경험을 쌓는 ‘인턴’ 차원이었다면 앞으로는 정부와 민간이 갖고 있는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나라 밖에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발굴할 것이다.”

―‘인재양성센터’ 설립안도 눈에 띈다.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가.

“1960, 70년대엔 고속도로같이 ‘산업화 자본’을 만드는 젊은 역군이 필요했듯이 지금은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을 쌓는 청년 인재가 필요하다. 이들이 선진국 도약의 주춧돌이다. 건강한 국가관과 세계관을 갖고 네트워크 능력, 미래창조형 지혜가 조화롭게 발달한 이른바 ‘체인지(體人智) 인재’를 기르기 위해 전국 주요 시도에 양성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을 새 정부에 건의했다.”

―청년들을 위한 전용 공간도 만든다는데….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오프라인 청년지원센터인 ‘꿈터’를 설립하는 방안이다. 일자리 상담을 비롯해 청년들이 필요한 정부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서다. 청년들의 민심을 듣고 필요할 경우 대통령이 이들을 만나 소통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청년들에게 정부란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다른 세계다. 단순히 국정을 홍보하는 게 아니라 어렵고 힘든 청년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새로 출범할 청년위원회, 어떤 역할을 하나.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약속한 청년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다. 인재양성위원회, 일자리위원회 등 5개 분과위원회를 두고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청년 정책을 총괄 조율한다. 대통령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동시에 청년들의 목소리가 정부 정책 곳곳에 스며들 수 있도록, 획일화된 ‘스펙’에 갇히지 않고 자신만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청년으로 커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올드(old)’한 이미지로 평가받는 새누리당의 평균 연령을 확 낮춘 ‘젊은 피’. 청년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진출해 청년실업, 반값등록금 논의에서 ‘2030세대’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대선 때에는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청년본부장을 맡아 박 대통령의 ‘청년 끌어안기’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김상민#인수위#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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