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이래야 성공한다]<10·끝>국회와의 관계-정몽준 새누리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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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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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밀어붙이면 대화 안돼… 야당과도 식사하고 소통을”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서울 장충초등학교 동기동창이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때엔 룰의 불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중도 하차했고, 대선 후엔 박 대통령의 공약 이행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정 의원은 2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에게 “정치인에게 조언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선의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서울 장충초등학교 동기동창이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때엔 룰의 불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중도 하차했고, 대선 후엔 박 대통령의 공약 이행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정 의원은 2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에게 “정치인에게 조언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선의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은 현역 최다선(7선)이다. 2002년에 이어 지난해 10년 만에 대선 도전에 나섰던 그는 ‘경선 룰’ 논란 속에 중도 하차한 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도왔다. 20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만난 그는 “박 당선인(대통령)은 이제 새누리당의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새누리당의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여당이지만 필요할 경우 대통령을 비판할 것이며 박 대통령도 이런 비판을 수용할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

―박근혜 정부가 25일 출범한다.

“흔히들 나라에 운이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우리 당 후보가 당선돼 기쁘다. 치열한 선거를 치렀던 만큼 국민 사이의 갈등도 컸던 것 같다. 지역을 넘어 세대별, 계층별 갈등을 겪었다. 국민의 갈등이 집 안방까지 들어간 것이다. 박 대통령이 당선돼 아주 다행스럽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국민에게 송구스럽다. 정치인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당선 이후 그의 행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새롭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은 것 같다. 좋은 것이다. 국민은 새로운 것을 기대한다. 어제와 다르게 하기 위해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고 그게 강박관념이 돼서는 안 된다. 변화, 개혁이 필요하지만 국정의 일관성과 계속성도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작은 나라가 아니다. 인구 5000만 명, 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 달러가 넘는 나라다. 계속 새로워져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겠지만 그것 때문에 쫓길 필요는 없다고 본다. 새로운 시도와 목표가 필요하지만 부담이 돼서는 안 된다. 좀 더 여유 있게 하시기를 바란다.”

―새 정부 인선을 평가한다면….

“내가 뭘 아나(웃음). 다만 정부의 일은 자연과학이 아니다. 연구소의 실험이 아니다. 사회과학 분야다. 처음부터 (정해진) 정답은 없다. 좋은 문제를 내서 좋은 답을 내놓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다. 그러려면 스스로 질문을 잘해야 한다. 여당뿐 아니라 야당과 언론, 참모의 도움을 받아 질문을 잘 만들어야 한다. 인사의 경우 전문성이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국민은 70%가 도덕성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인사는 몇 가지 원칙을 정해서 했으면 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고의적으로 병역을 기피한 사람, 부동산 투기를 한 사람, 국민 통합에 도움이 안 되는 언행을 한 사람은 피해야 한다는 3가지 원칙이 필요할 것 같다.”

―첫 내각 인선에서 박근혜 정부의 메시지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친박(친박근혜) 실세가 많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정치적으로 얽매이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팀을 짜보겠다는 메시지로 이해한다.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균형이다. 도덕성이 중요하고 업무능력도 있어야 하고, 진보와 보수의 균형도 있어야 한다. 국민의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나라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 지금은 국민통합을 위한 균형이 필요하다.”

―새 정부 출범 이전부터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등을 놓고 야당과 갈등이 커지고 있는데….

“야당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균형 감각이 있다. 문 위원장은 ‘자기같이 좋은 사람이 야당 대표로 있는 것이 박 대통령에게 복이다’라고 했다. 야당과 언론이 자신의 역할을 하는 것은 대통령에게도 참고가 되고 도움이 된다.”

―정부조직법 처리 이전에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 내각 인선을 발표한 것에 대해 야당의 반발이 거세다.

“원칙적으로는 야당의 지적이 맞다. 법안 통과 없이 예산부터 통과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미래부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부서인데 그 정도는 야당이 이해해줬으면 한다. 야당의 이해가 필요할 것 같다.”

―최다선 현역 의원이다. 대통령은 국회와의 관계를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할까.

“새누리당이 할 말도 못하고 무책임하고 비겁하다는 비판을 받는데, 대통령 쪽에선 새누리당이 안 도와준다고 하면 (인식의) 간극이 넓다. 저희는 국회의원이다. 여당도 객관적으로 말씀을 드려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의 3권 분립에도 맞는다. 꼭 여당하고만 정치하지 않고 야당과도 식사를 하고 대화를 해야 한다. 대통령은 5년 단임제다. 더이상 선거에 나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새누리당도 대통령을 배출했지만 대통령은 당의 포로가 아니다. 여당이 대통령을 이용하고 임기 마지막에 쫓아내는 관행이 있는데 아주 나쁜 것이다. 대통령은 누구와도 자유롭게 대화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대선 이후 잘한 것을 꼽는다면….

“국민통합이라는 말을 했는데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통합에 관심을 보이는 것 자체가 좋은 것이다. 의미가 있다. 북한 핵실험 때도 여야 대표를 함께 만나 의견을 나누고 소통을 했다. 또 인수위를 조용하게 운영한 점이라든지, 이명박 대통령을 의식한 행보 등도 좋았던 것 같다. 다만 소통을 더 했으면…. 가령 인선 과정에서도 좀 더 많은 사람에게서 더 많은 의견을 들었으면 좋겠다는 지적이 있다.”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시급하게 챙겨야 할 것을 꼽아 달라.

“정부의 일은 우선순위 조정이다. 먼저 서민경제 활성화가 중요하다. 또 남북관계를 잘 풀었으면 한다.”

―외교안보 전문가로서 남북관계에 대해 조언한다면….

“당선 이후에도 (박 대통령은) 남북 관계의 해법으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말했다. 좋은 얘기다. 북한이 추가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겠다고 하는데 북한은 3번의 핵실험을 했다. 중국은 4번의 핵실험 끝에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 지금이라도 신뢰 프로세스의 첫 단계를 가동했으면 한다. 예를 들어 향후 6개월 동안 북한이 새로운 도발을 하지 않으면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것이다. 단순히 북한 지도부뿐만 아니라 북한 동포에게도 메시지가 된다. 동시에 북한의 도발에 더욱 철저히 대비한다는 메시지도 필요하다. 한국의 이지스함에는 북한의 미사일 요격 기능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과 협의해 서해에 이지스함을 2대 정도 추가로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통령이 경계해야 할 것도 많을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 내에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다 보니 오해가 생겼다. 지나간 일이지만 장관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야당의 반대가 심하다. 4대강 중에 낙동강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민주당이 ‘영산강도 해야 한다’고 하면 그걸 계기로 야당과 대화를 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냥 다 한다고 하더라. 그런 것은 아쉬웠다. 임기 동안 성실하게 하면 된다. 모든 것을 자신의 임기 내에 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 밀어붙이면 대화가 되지 않는다.”

―평소 권력 분산을 강조해 왔는데….

“정치권력은 위임할수록 커진다고 한다. 미국에서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 갈 때와 올 때만 신문에 났다(그만큼 업무의 대부분은 위임했다는 뜻임). 권한을 많이 위임하고 훌륭한 사람을 참모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 많이 위임하고 대통령은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다. 흔히 대통령은 역사와 대화한다고 하고 인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인기에 연연해야 한다. 민주주의에서는 인기가 중요하다. 또 국민을 바보 취급해선 안 된다. 대중이 일시적으로 잘못 판단할 수도 있지만 길게 보면 국민은 늘 현명하다.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국민은 항상 현명하다고 생각하면서 일해야 한다.”

―개헌추진모임 멤버인데, 개헌이 과연 필요한가.

“모든 제도는 장단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대통령의 권한이 너무 강하다. 모든 권한이 대통령에게 집중돼 있어 모든 권한을 행사하지도 못하면서 잘못되면 모든 비난을 뒤집어쓰는 제도가 아닌가. 하지만 절차를 잘 밟아야 한다. 무슨 꿍꿍이 하듯이 하면 안 된다. 여당과 야당이 국민을 상대로 개헌 로드맵을 발표하고 국민의 동의를 구하면 가능하다.”

―개헌 논의는 언제 시작해야 하나.

“물론 개헌은 임기 초에 해야 한다. 후반으로 가면 할 수 없다. 18대 국회는 186명이 서명했는데 임기 초에는 청와대가 하지 말라고 해서 못했고 임기 후반에는 대선후보 주변에서 반대했다. 당선인이 취임한 뒤 공약사업에 대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정리하는 데 몇 달은 걸릴 것이다. 이후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하면 된다.”

―박 당선인은 어떤 대통령이 되길 바라나.

“성공한 대통령, 국민의 행복지수를 올리는 대통령이 되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면서 본인도 행복한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

―현실적으로 대통령이 행복할 수 있을까.

“사람은 자기 능력을 발휘할 때가 가장 행복하니까. 여러 가지 국정 책임자로서 소신을 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면 좋은 것이다. 그리고 10년 전부터 어깨를 다쳤다며 테니스를 안 하고 아침에 단전호흡을 한다는데, 혼자서 가만히 앉아 하는 운동도 좋지만 사람 만나서 편하게 대화하면서 하면 좋은데….”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 프로필

△1951년 부산 출생 △1970년 서울 중앙고 졸업 △1975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83년∼현재 울산대 이사장 △1987∼1989년 현대중공업 회장

△1993년 1월∼2009년 1월 대한축구협회 회장 △1993년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정치학 박사

△1994년 5월∼2011년 5월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2000년 2002 한일 월드컵 조직위원장

△2001년∼현재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2002년 대선 출마 선언과 국민통합21 창당,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 패배, 대선 7시간여 앞두고 노 후보에 대한 지지 철회

△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최고위원 △2009년 한나라당 대표

△2012년 대선 출마 선언 후 71일 만에 당 경선 불참 선언. 대선 공동선대위원장

△2013년 당 북핵안보전략특위 고문 △13, 14, 15, 16, 17, 18, 19대 국회의원

길진균·고성호 기자 leon@donga.com
#새누리당#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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