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 개막 알리는 보신각 타종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시작을 알리는 보신각 종이 25일 0시를
기해 국민대표에 의해 타종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김영훈 4·3평화재단 이사장, 고유미 독도경비함 함장,
걸그룹 씨스타의 다솜, 체조선수 양학선.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첫 여성 대통령이 25일 취임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해된 지 33년 4개월 만에 그의 딸이 18대 대통령으로 대한민국호를 이끌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5년간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경제와 안보 등 나라 안팎의 도전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역대 대통령이 임기 말 전체 국민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지지를 받으며 물러난 것과 달리 ‘100% 대한민국’의 새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출발해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는 것으로 대통령으로서 첫 공개 일정을 시작한다. 현충원 참배에는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해전 유가족 등 국가보훈 인사 35명이 함께한다. 첫 공개 일정에 안보 강화의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첫 과제가 북핵 위기 극복인 점과 무관치 않다. 대선 기간 남북관계의 신뢰를 강조해 온 박 대통령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강력한 억지력에 기초한 대북정책이지 단순한 유화정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방예산을 국가재정 증가율을 상회하도록 증액하겠다는 의지도 국정과제에 담았다. 그러면서도 천안함, 연평도 도발 이후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숨통을 틔워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취임식은 일반 국민 7만여 명이 참석하고 출연진만 1400여 명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가 발전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국정의 중심을 국가가 아닌 국민 개개인에 맞춰 경제와 사회, 정부 운영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겠다는 얘기다.
경제 정책은 수출에서 내수로,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방점이 바뀐다. 여기에 과학기술을 활용한 창조경제를 통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다는 것이 ‘박근혜노믹스’의 핵심이다. 사회분야에선 국민안전이 국정의 최우선 목표다. 정부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지속적인 정책 평가로 현장 중심의 행정을 펼치겠다는 약속도 했다.
당장 25일 대통령은 취임하지만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처리하지 못한 데다 내각도, 청와대도 인사 절차가 마무리되지 못한 ‘반쪽 출발’이다. 장관 후보자들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아직 시작도 못 했고, 청와대 역시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행정관들을 임차해 운영해야 할 처지다. 원칙과 신뢰를 강조해 온 박 대통령의 정치력이 취임과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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