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스 방탄차 타고…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현대 에쿠스 방탄차를 타고 카퍼레이드를 하면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취임식 공식 일정에서 국산 방탄차를 탔다.
박 대통령은 25일 오전 10시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서 나와 참배를 하러 국립현충원으로 이동할 때만 해도 당선인 시절 타고 다니던 메르세데스벤츠 ‘S600L 풀먼가드’를 이용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현충원 참배를 마친 후 현대자동차 ‘에쿠스 리무진’ 방탄차로 갈아타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식이 끝난 뒤 국회의사당에서부터 서강대교까지 카퍼레이드를 하고, 광화문광장에 들러 ‘희망이 열리는 나무’ 행사에 참석한 뒤 서울 종로구 청운동, 효자동 주민 환영행사를 거쳐 청와대로 가는 길에도 에쿠스를 이용했다.
박 대통령이 전 세계 외신이 주목하는 취임식에 에쿠스를 타고 등장하자 현대차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외에 현대차 에쿠스를 널리 알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국내 자동차업체 중 처음으로 2009년 에쿠스 리무진 3대를 방탄차로 개조해 청와대 경호처에 기증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에쿠스 방탄차를 여러 차례 이용했고 24일 임기를 마치고 청와대를 떠날 때도 이 차를 탔다.
현대차는 에쿠스의 내외관 디자인이 부분 변경된 점을 감안해 신형 모델을 토대로 방탄차를 다시 제작해 취임식 직전 청와대에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탄차의 지붕에 선루프와 손잡이를 달아 박 대통령이 카퍼레이드를 하며 시민들의 환호에 답례할 수 있도록 했다.
역대 대통령은 취임식 때 모두 수입 방탄차를 탔다. 대통령의 첫 방탄차는 1956년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 선물로 받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캐딜락이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도 캐딜락 방탄차를 탔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부터 방탄차가 벤츠로 바뀌었다.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식 때 벤츠 S600L 풀먼가드를 탔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박 대통령이 국산 방탄차를 이용함으로써 세계 수준급인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리고 우리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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