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아버지는 아버지, 딸은 딸…국민 위해 성공한 대통령 되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6일 03시 00분


■ 유신체제서 고통 민주의원들 소회-정치권 반응

현충원 참배로 첫 공식 일정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식이 열린 25일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호국영령에게 참배하고 분향하는 것으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현충원 참배에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 등 정부 대표와 국가 유공자 대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 등 35명이 함께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현충원 참배로 첫 공식 일정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식이 열린 25일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호국영령에게 참배하고 분향하는 것으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현충원 참배에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 등 정부 대표와 국가 유공자 대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 등 35명이 함께했다. 사진공동취재단
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을 지켜보면서 남다른 소회를 느낀 사람들이 있다. 민주통합당엔 박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집권 기간(1961∼1979년) 중 민주화운동을 하다 투옥, 수배 등 숱한 고통을 겪은 의원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아버지 때의 일은 아버지 때로 끝난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서 성공하기를 빈다”라고 말했다.

○ “아버지는 아버지, 딸은 딸”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 선고까지 받았던 유인태 의원은 취임식에 참석했다.

유 의원은 “지난 일을 얘기해 뭐 하겠느냐. 뭐라고 그래야 할지…. 잘해 주길 바라야지”라고 했다. 그는 “잘해 주길 바라는 것은 진심”이라며 “잘못하면 우리 국민만 불쌍하잖아”라고도 했다.

1975년 유신 반대 시위를 벌이다 긴급조치 위반으로 투옥돼 감옥에서 ‘10·26’(1979년, 박 전 대통령 서거)을 맞았던 설훈 의원은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TV를 통해 취임식을 지켜봤다. 그는 “아버지는 아버지, 딸은 딸”이라며 “박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역할을 제발 잘해 줬으면 좋겠다. 야당은 차치하고라도 여당의 이야기라도 잘 들었으면 좋겠다. 아버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유신 시절 공안기관의 눈을 피해 노동운동을 했던 이목희 의원은 “취임하는 대통령 지지율이 (대선 지지율보다 낮은) 40%대 중반으로 나오는 것은 간단치 않은 일”이라며 “걱정이 앞선다”라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선후보는 24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지역구인 부산 사상의 삼락생태공원에서 열린 달집태우기 행사에 참석해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의 성공과 사상구의 발전을 함께 기원한다”라며 박 대통령의 취임을 미리 축하했다.

문 전 후보가 대선 패배 이후 처음으로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어서 정치권에서는 문 전 후보의 정치 활동 재개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전 후보 측은 “사상 전통 달집태우기는 7만여 명의 지역 주민이 나오는 행사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축하하러 가야 하는 자리였다”라고 설명했다.

○ 여야, 차분한 축하 메시지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논평에서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 박근혜 정부가 국민의 축복 속에 출범하게 된 데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축하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을) 적극 도울 것이며 필요할 때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우여 대표, 이한구 원내대표는 별도의 축하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축하 메시지를 통해 “국민 삶의 질 향상과 대한민국의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밝혔다. 박기춘 원내대표도 “민주적이고 여성적인 리더십에 기반을 둔 준비된 대통령으로서 어렵고 힘든 국민의 눈물을 닦아 주는 모습을 기대한다”라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퇴임할 때도 국민의 큰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대통령이 되길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김재연 원내 공동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정희 시대를 상징하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표현이 4번이나 언급된 취임사를 듣고 나니 새 시대의 미래가 그려지기보다 구시대로의 역행이 우려스럽다”라고 비판했다. 또 “취임 첫날부터 북한에 대한 대결적 인식을 내세운 취임사에서 평화통일, 조국번영의 새 시대를 향한 비전은 찾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민동용·홍수영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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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소회#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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