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제2의 한강의 기적 향해 위대한 도전 나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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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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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 4대 키워드로 본, 박근혜정부의 국정기조

첫 여성 軍통수권자의 거수경례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군악대와 의장대가 행진 후 단상을 향해 “받들어 총”을 외치자 거수경례로 화답하고 있다(왼쪽 사진). 대한민국 첫 여성 군통수권자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 장면이다. 박 대통령이 오른손을 들어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는 모습.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첫 여성 軍통수권자의 거수경례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군악대와 의장대가 행진 후 단상을 향해 “받들어 총”을 외치자 거수경례로 화답하고 있다(왼쪽 사진). 대한민국 첫 여성 군통수권자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 장면이다. 박 대통령이 오른손을 들어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는 모습.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박근혜 대통령의 25일 취임사는 5200자 분량이다. 여기에는 박근혜 정부 5년의 목표와 방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취임사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만든 국정비전 그대로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대국민 약속으로 시작했다. 이어 세 가지 국정지표를 내세웠다.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이 그것이다. 여기에 확실한 억제력을 바탕으로 한 남북 간 신뢰 쌓기라는 안보를 포함하면 박근혜 정부의 네 바퀴가 완성된다. 》

① 경제부흥… 창조경제-경제민주화에 역량 집중

박 대통령이 가장 먼저 내세운 경제부흥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성취를 기반으로 한다. 박 대통령은 우리의 역사를 ‘한강의 기적’으로 응축해 표현했다. 이어 자신은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쌍두마차는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과학기술과 산업이 융합하고, 문화와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 간의 벽을 허문 경계선에 창조의 꽃을 피우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국내 인재를 창의와 열정이 가득한 융합형 인재로 키우는 동시에 지구촌 곳곳에서 활약하는 우리 인재들이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김종훈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 사장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배경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경제부흥의 전제조건으로 경제민주화를 꼽았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좌절하게 하는 각종 불공정행위를 근절해야 모두가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후퇴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 속에 박 대통령이 다시 한번 경제민주화를 강조하고 나선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② 국민행복… 맞춤형 복지… 국민행복 크기가 국력

박 대통령은 ‘희망의 새 시대’에 대해 “국민 개개인의 행복의 크기가 국력의 크기가 되고 그 국력을 모든 국민이 함께 향유하는 시대”라고 정의했다. “국가가 아무리 발전해도 국민의 삶이 불안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국민 맞춤형 복지’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이어 개인의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교육을 복지에 버금가는 과제로 꼽았다. 박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유일하게 레토릭을 활용했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학벌과 스펙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사회에서는 개인의 꿈과 끼가 클 수 없고 희망도 자랄 수 없다”며 “우리 사회를 학벌 위주에서 능력 위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모든 학생들의 잠재력을 찾아내는 일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라며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능력을 찾아내 그것으로 평가받는 교육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민안전’과 힘이 아닌 공정한 법이 실현되는 ‘법치주의’를 국민행복의 양대 조건으로 설정했다.

③ 문화융성… 콘텐츠 산업 육성통해 일자리 창출

문화융성은 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이나 국정과제 등에서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개념이다. 지금까지는 ‘문화가 있는 삶’이란 다분히 은유적 표현을 사용했다.

이날 취임사에서 문화융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문화콘텐츠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제부흥에 상응하는 개념으로 봤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인수위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라는 문화콘텐츠가 유튜브라는 IT(정보기술)를 만났을 때 나타난 성과는 문화콘텐츠산업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예”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취임사에서도 “문화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콘텐츠산업 육성을 통해 창조경제를 견인하고 새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지역과 세대와 계층 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 문화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④ 국가안보… 북핵 억제력 바탕으로 남북신뢰 회복

박 대통령은 임기 첫 당면 과제인 북한 핵 위기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은 민족의 생존과 미래에 대한 도전이며 그 최대 피해자는 바로 북한이 될 것”이라면서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에 아까운 자원을 소모하면서 고립을 자초하지 말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함께 발전하자”고 촉구했다. 이어 “확실한 억제력을 바탕으로 남북 간에 신뢰를 쌓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며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진전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책임과 배려’를 강조했다. 그는 “어려운 시절 우리는 콩 한 쪽도 나눠먹고 살았다”며 “책임과 배려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 간다면 우리 모두가 꿈꾸는 국민 행복의 새 시대를 반드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것이 방향을 잃은 자본주의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며, 세계가 맞닥뜨린 불확실성의 미래를 해결하는 모범적인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박근혜#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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