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대통령 숨가쁜 첫날
취임식후 ‘희망 복주머니’ 행사… 사절단 릴레이 접견
외빈만찬후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등 국정현안 논의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취임 공식 행사에서 다양한 의상을 선보였다.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때는 검은색 패딩 점퍼(1)를,
취임식장에선 밀리터리풍의 카키색 코트(2)를 입었다. 광화문광장에서는 붉은색 두루마기와 푸른색 한복 치마(3)로 멋을 냈고,
각국 정상급 인사들과 면담할 때는 녹색 재킷 차림(4)이었다. 마지막 행사인 청와대 영빈관 만찬에서는 붉은색 한복(5)으로
화려한 분위기를 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25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무려 15개의 공식 일정을 소화하며 숨 가쁜 하루를 보냈다. 박 대통령의 일정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취임 첫날 공식 일정(14개)보다 많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0시 법적 취임과 동시에 합동참모본부에 전화를 걸어 군 최고통수권자로서 근무상황을 보고받고 대북 감시·경계 태세를 점검했다. 박 대통령은 정승조 합참의장과의 통화에서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군이 대비태세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역대 대통령은 대령급인 합참 지휘통제실장에게 보고를 받았지만 북한의 3차 핵실험 등 안보상황을 감안해 보고자의 급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0시경 주민들의 배웅을 받으며 자택을 나선 박 대통령은 10시 20분경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했다. 현충원 참배에는 천안함 폭침사건 유가족 등 국가보훈 인사 35명이 동행했다.
참배를 마친 뒤에는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해 취임식 행사에 참석했다. 취임선서 후 군악대와 의장대가 ‘받들어 총’으로 경례하자 박 대통령은 거수경례로 받았다. 여성 군통수권자의 거수경례에 행사 참석자들은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으며 환호를 보냈다.
행진과 예포 발사 후에는 21분 동안 취임사를 낭독했다. 이날 취임사는 원고지 26장 분량(5200자)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문(8700자)보다 분량이 크게 줄었다. 연설 시간도 예정보다 10분가량 줄었지만 연설 중간에 터진 박수는 32차례로 5년 전(33차례)과 비슷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식 이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희망 복주머니’ 행사에 이어 청운·효자동 주민환영행사에 참석했다. 주민들은 전나무 묘목이 담긴 화분을 선물했다. 화분의 흙은 지난해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 전국 17개 시도의 흙을 섞는 합토식에서 사용한 것. 박 대통령은 “화분을 주신 것은 통합의 의미”라며 “그 뜻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후 1시 15분경 청와대에 입성해 본관에 들어선 박 대통령은 곧바로 2층 집무실로 올라가 전자결재를 통해 정홍원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에 서명하는 것으로 청와대에서 대통령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했다.
이어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등 취임 축하사절로 방한한 주요 외국 인사들을 잇달아 접견했다. 오후 4시에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취임 축하 경축연회에 참석했으며 연회 뒤에는 다시 청와대로 돌아와 류옌둥(劉延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교육·문화·과학 담당 국무위원,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 빅토르 이샤예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개발부 장관 등을 릴레이로 만나 ‘취임식 외교’를 폈다. 이샤예프 부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초청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빈만찬을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친 박 대통령은 참모들과 정부 조직개편안 처리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 전략 등 국정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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