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위층에서는 요즘 '얼음'이 인기다. 결혼식 축의금으로 대신 내기도 하고 더 높은 분에게 뇌물로도 건넨다. 도대체 얼음이 뭐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에서 '얼음'은 필로폰을 가리키는 은어다. 당연히 불법이다. 특히 김정은 체제 출범 후 마약 제조와 유통을 강력히 단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고위 간부들 사이에서 마약이 귀한 선물로 인기를 모으는 가장 큰 이유는 마약이 특정 질병을 낫게 한다는 근거 없는 믿음 때문.
한 북한 주민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노동당 간부의 딸 결혼식에서 하객이 흰 종이에 싼 마약을 축의금으로 건네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간부들은 마약을 암암리에 뇌물처럼 주고받는다고 덧붙였다.
북한에서는 마약이 뇌졸중, 심장병 등 심혈관계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잘못된 믿음이 팽배하다. 뇌졸중 증상을 보이던 사람이 마약을 투약한 뒤 회복됐다거나, 마약의 연기를 마시면 혈관이 확장돼 심혈관계 질환에 특효가 있다는 등 근거 없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일반적으로 북한에서 유통되는 마약은 '필로폰(히로뽕)'이라고 불리는 '메스암페타민'. 이 마약은 1990년대 말부터 은밀히 퍼지다가 최근 고위 간부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는 마약 1그램당 가격이 인민폐 100위안(한화 약 1만 8000원)이 넘는다. 이는 북한에서 쌀 20킬로그램을 구매할 수 있는 돈이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렇다보니 더욱 소수만이 누리는 특권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
이러한 이유로 일부 간부들은 '비싼 얼음'을 비상시 구급약으로 쓰기위해 안방에 꽁꽁 숨겨두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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