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사심없이 국민만 생각… 정치권도 한번 믿어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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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조찬기도회 참석

웃으며 손 잡았지만…



박근혜 대통령(오른쪽)이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5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웃으면서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웃으며 손 잡았지만… 박근혜 대통령(오른쪽)이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5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웃으면서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7일 오전 국가조찬기도회 축사에서 정부조직 개편안과 관련해 야당의 행태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오후에는 청와대 참모들이 “야당의 반대로 첫 국무회의를 열지 못하고 있다”며 야당을 압박했다. 청와대는 이처럼 야당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 “믿고 기회 달라” 다시 호소

“우리나라 정치지도자 모두가 본연의 소임이 무엇인지 스스로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지금 우리나라의 대내외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상황에서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제대로 일을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는 야당을 향해 국민의 뜻을 받드는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5일 대국민담화 때에 비해선 목소리 톤이 차분했지만 발언 기조엔 변함이 없었다. 대통령이 먼저 추가 양보안을 내놓을 가능성은 희박하며 국회에서 협상이 풀리지 않는 한 정부조직을 둘러싼 여야 대치는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기도회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을 고수하는 자신의 진정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제가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 이유는 국민행복시대를 열고 국민을 위한 희망과 봉사를 제 마지막 정치 여정으로 삼고 싶은 소망 때문이었고 그에 대해 국민께서 신뢰와 믿음을 보내주셨다”며 “우리 정치권도 한번 대통령을 믿고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면 감사하겠다. 그래서 잘못되었을 때는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치지도자들이 사심 없이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할 때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며 민주당이 우려하는 방송 장악 의도가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정부조직 개편안은 양보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이니 국회가 여당 협상안대로 통과시켜 달라는 것”이라며 “대국민담화의 기조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들의 기조도 점점 강경해지는 분위기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이제 와서 물러나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고 말했다.

○ 각의 무산, 청와대 야당 서로 네 탓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긴급브리핑을 열고 “박 대통령은 11일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국회로부터 경과보고서를 통보받은 장관 후보자 7명에 대해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정부조직법 통과를 기다렸지만 국가안보 문제가 있고 민생, 안전사고도 계속 발생하고 있어 더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임명되는 장관들은 류길재 통일, 황교안 법무, 유진룡 문화체육관광, 진영 보건복지, 윤성규 환경, 방하남 고용노동,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처리되더라도 명칭이 바뀌지 않는 부처의 장관 후보자들이다.

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당초 임명장 수여 뒤 첫 국무회의를 주재할 계획이었으나 새 정부에서 임명되는 국무위원 수가 회의 구성 요건에 미달돼 무산됐다”고 말했다. 국무회의가 성립되려면 헌법상 최소한 15명의 국무위원이 필요하다. 국무회의를 개최하려면 절반 이상인 8명의 국무위원이 참석해야 하는데 7명만 임명되기 때문에 국무회의를 열 수 없다는 것. 유정복 안전행정, 윤병세 외교, 서승환 국토교통, 서남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나머지 4명에 대해선 임명장을 수여할 수 없다는 게 김 대변인의 설명이다. 정부조직법 개정 시 부처 명칭이 바뀌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김 대변인은 “최악의 경우 청문회를 통과한 유 장관 후보자의 경우 기존의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임명한 뒤 정부조직법이 통과되면 안전행정부 장관으로 청문회를 다시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은 발끈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11명에게 모두 임명장을 수여할 경우 국무회의를 열 수 있다. 야당은 청문회를 두 번 할 생각도 없다”며 “국민에게 정확한 사실을 얘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줄곧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장관을 우선 임명해 국정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고 강조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국가조찬기도회#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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