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일 남북 간 불가침 합의의 전면 폐기를 선언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전날 전방부대를 시찰하며 "우리 식의 '전면전'을 개시할 만단의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한반도의 군사 긴장이 최고 수준으로 고조되고 있다.
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전날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김격식 인민무력부장 등 소수의 군 고위간부와 함께 연평도를 포격했던 해안포 부대인 '무도영웅방어대'와 '장재도방어대'를 전격 시찰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이날 장재도방어대의 감시소 등을 시찰한 뒤 "명령만 내리면 언제든지 멸적의 불줄기를 날릴 수 있게 전투동원준비를 더욱 빈틈없이 갖추고 있다가 적들이 우리의 영해, 영토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떨어뜨린다면 호되게 답새기고 다시는 움쩍하지 못하게 적진을 아예 벌초해 버리라"고 지시했다.
이어 무도방어대를 시찰하면서 "(연평도 포격전을 통해) 남조선 괴뢰호전광들의 침략도발책동을 무자비한 불소나기로 짓뭉개버렸다"고 칭찬하고 "연평도 포격전은 정전 이후 가장 통쾌한 싸움"이라고 평했다.
김 제1위원장은 특히 "전선부대들을 비롯한 육군,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전략로케트군 장병들은 우리 식의 전면전을 개시할 만단의 준비가 돼 있다"라며 "적들이 예민한 수역(NLL 지칭)에서 우리를 또다시 조금이라도 건드리는 망동질을 해댄다면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고 전 전선에서 조국통일 대진군을 개시할 데 대한 명령을 하달하겠다"고 밝혔다.
김 제1위원장의 전방부대 시찰 다음날인 8일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성명을 발표하며 또 다시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평통은 성명에서 '키 리졸브', '독수리'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침략행위'로 규정하며 "조선정전협정이 완전히 백지화되는 3월 11일 그 시각부터 북남 사이 불가침에 관한 합의들도 전면 무효화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성명은 "우리는 오늘의 엄혹한 사태로 하여 판문점 연락통로가 더는 자기의 사명을 수행할 수 없다고 보고 그의 폐쇄를 선포한다"며 "그에 따라 북남 직통전화를 즉시 단절한다는 것을 통고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2008년 11월에도 우리 정부의유엔 대북 인권결의안 공동 제안국 참여를 문제 삼으며 적십자 채널인 판문점 직통전화를 차단했다가 2009년 8월 적십자회담 대표단 명단을 교환하면서 복원한 바 있다.
조평통 성명은 "동족대결과 적대의식에 환장이 되어 북침전쟁책동에 광분하는 괴뢰역적패당과는 더 이상 할 말도 없고 오직 물리적 힘에 의한 결산만이 남아있다"고 위협했다.
이어 "우리는 조선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이 완전히 백지화되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명백히 천명한다"며 "남조선에 핵무기를 끌어들이고 북침 핵전쟁책동에 적극 가담해온 괴뢰패당은 우리에 대해 핵을 내려놓으라고 말할 자격도 명분도 없다"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지난 1월 25일 발표한 성명에서도 "1992년 채택된 '조선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의 완전 백지화, 완전 무효화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어 "적들이 우리의 영토, 우리의 영공, 우리의 영해를 한 치라도 침범한다면 즉시 섬멸적인 보복타격으로 무자비하게 징벌할 것"이라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의 남북 간 충돌이 재현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한편 청와대는 8일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고강도 추가 제재를 결의함에 따라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긴급 외교안보정책점검회의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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