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안보 위중한데 군인들이 골프나 치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1일 1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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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첫 국무회의서 14개부처에 일일이 ‘당부’
말미 20분간 각부 현안 언급하며 차질없는 업무추진 당부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새정부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안보가 위중한 이 시기에 현역 군인들이 주말에 골프를 치고 그런 일이 있었다"며 "특별히 주의를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북한이 '제2의 조선전쟁'도 불사하겠다며 '막가파식 협박'을 하고 있는 위중한 상황에서 지난 주말 많은 군인들이 군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겼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를 강하게 질타한 것이다.

앞서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군 골프 관련 보도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민정수석실이 관계부처와 진상 파악에 즉각 착수했다"고 이날 오전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일일이 '부처별 당부의 말'을 해 눈길을 끌었다. 국방부에 대한 경고도 이 과정에서 나왔다.

정부 출범 이후 보름째가 돼서야 국무회의가 열릴 정도로 '시간표'는 늦어졌지만 그런 만큼 업무추진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차질없이 수행해달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브리핑에 나선 윤창중 대변인이 "여러분이 받아치기에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할 정도로 15개 부처 중 기재부를 제외한 14개 부를 하나하나 언급하다보니 시간도 20분이나 걸렸다.

박 대통령은 "새정부 첫 국무회의인만큼 각 부처별로 당부의 말씀을 전달하겠다"면서 교육부를 처음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입시 위주, 사교육 중심의 교육을 꿈과 끼를 길러주는 학교 중심의 교육으로 바꾸어서 창의적인 미래형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득연계 맞춤형 반값등록금 정책을 잘 챙기고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 혼선으로 학생과 학부모 고통이 컸던 만큼 긴 안목으로 차근차근 안정감있게 변화시켜 나갈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외교부에 대해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만들려면 긴밀한 국제공조가 중요하고 외교부가 역할을 잘 해 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통일부에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겠지만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작동되도록 하는 노력도 멈춰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평도 주민들과 국민들의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서 지켜봐주시고 개성공단 체류 국민들이 신변 안전 문제에 소홀함이 없도록 잘 챙기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법무부에 대해서 박 대통령은 "최근 법조계에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여러 차례 발생했는데 법무부장관은 사법개혁ㆍ검찰개혁을 통한 사법부 신뢰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기 바란다"고 역설하고, "새 정부 출범 초기에 사회 4대악 척결 대책도 철저하게 세워 집행해주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문화부와 관련해서는 "문화를 통해 우리나라를 널리 알리고 세계 평화와 행복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문화 융성을 위한 이행 프로그램을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행정안전부에 대해 "새정부 출범 초기 각종 사고와 재난이 발생하고 있어 국민의 걱정이 크다"면서 "안전관리에서 더 중요한 것은 예방과 선제적 대응으로, 국민이 안심하고 살수 있도록 안전행정부가 컨트롤타워가 돼 종합 안전대책을 마련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산업통상부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중소기업 중심 경제가 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의 손톱밑 가시 제거에 적극 노력하고, 우리 경제의 미래가 걸린 한중일 FTA(자유무역협정) 협상도 꼼꼼하게 잘 챙겨주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보건복지부에 대해서는 "지금 어떤 복지체계를 세우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 100년이 달려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초연금과 4대 중증질환 공약과 관련해서는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해 해법을 마련해주기 바라며 노후 걱정을 줄일 수있는 해법 마련을 잘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용노동부에는 "창조경제 구현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꾸준히 늘려가는 동시에 노사간 신뢰구축과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서 기존의 일자리를 지키고 고용안정과 질을 높혀가야 하겠다.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로드맵을 조기에 수립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환경부장관에게는 "기후변화협약, 온실가스감축 등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훨씬 더 큰 국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여성가족부에 대해서는 "일과 가정의 양립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임신, 출산, 육아, 보육, 가족 일자리 등 생애 사이클 모두를 커버할 수 있도록 가시적 성과가 나게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국토해양부 장관에게는 "시급한 문제인 주택시장, 택시지원법, KTX 경쟁 도입 등 현안은 당장 챙겨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는 "불합리한 구조가 농축상인들의 손톱밑 가시라고 할 수 있는데 부처간 긴밀한 협조로 이 고통을 해결해 드리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국무회의에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참석했다. 박 시장은 "첫 국무회의고, 축하도 드릴 겸 왔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인수위 시절 대통령님을 뵙고 여러 말씀을 드렸는데 굉장히 긍정적으로 말씀해주셔서 기대가 크다"며 "서울시장으로서 국무회의에 열심히 참석해 도움을 요청할 것은 말씀드리고 해서 새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윤 대변인이 전했다.

박근혜 정부는 매주 화요일 오전 정기 국무회의를 개최하게 되며, 대통령과 정홍원 국무총리가 교대로 국무회의를 주재할 계획이라고 윤 대변인은 덧붙였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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