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486 인사들의 모임인 ‘진보행동’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해체를 선언했다. 진보행동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이 주축으로, 현역 의원 25명 등 44명이 회원이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진보행동 운영위원인 우상호 의원은 “486이 2000년 16대 총선에서 기성 정치권에 진출한 후 소장파도 아니고 당 주류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이었다”고 공개 반성문을 썼다.
그는 “국민은 ‘1980년대 민주화란 가치를 위해 희생했던 사람들은 기성정치와 다른 성과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기존 관행을 혁파하는 데 주저했다”며 “지도부를 맡은 선배 정치인들의 당직 요청에 많은 486 정치인이 합류하면서 주류 집단의 논리를 대변하거나 변호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자성했다.
그는 또 수권정당 재건과 혁신, 계파정치 청산 등을 민주당의 과제로 제시한 뒤 “더이상 선배 정치인에게 기대 기득권을 유지하지 않겠다”며 혁신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특히 “친노(친노무현)는 조직이 아니니 계파가 아니란 변명은 군색하다. 조직, 계파가 아닌데 선거 때마다 어떻게 당 대표를 만드느냐”며 “친노에게서 당권만 획득하면 그게 혁신이라는 논리도 빈약하다”고 친노·주류와 비주류를 싸잡아 비판했다. 우 의원은 연세대 총학생회장 겸 전대협 부의장 출신으로, 대변인 등 주요 당직을 맡아왔다.
그러나 진보행동의 움직임에 대해 당내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다. 지난해 대선 때 친노·주류와 가까웠던 486그룹이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류 대 비주류 구도를 희석시키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비주류 의원은 “(유력 인사들에게 기대는) ‘숙주(宿主) 정치’를 하면서 단물을 빼먹던 486이 쉽게 기득권을 놓지는 않을 것이다. 살길을 찾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고 냉소했다. 실제 민주당 486그룹은 2010년 10·3 전당대회 때도 ‘탈(脫)계파’를 선언했지만 말 그대로 선언이었을 뿐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486그룹이 이미 각 계파로 뿔뿔이 흩어진 상황이라서 계파 해체 선언이 별로 의미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문성근 상임고문은 친노계 인사들이 주최한 한 토론회에서 “‘당직은 당원이, 공직후보는 국민이’라고 주장하는 분이 계시는데 당원중심주의는 당의 진화를 거부하려는 것으로 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비주류 측 유력 당권주자인 김한길 의원을 비판한 것. 김 의원은 최근 “‘민주당의 당권은 당원에게 있고 당의 모든 권력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는 당헌을 반드시 되살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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