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1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막판 쟁점에 전격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22일 오전 11시 본회의를 열어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관련 법안 39개를 일괄 처리할 방침이다. 3월 임시국회는 22일로 종료된다.
새누리당 김기현, 민주통합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지상파 허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변경 허가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동의권에 대해 합의했다. 하지만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일부 여당 의원이 지상파 최종 허가권은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이날 본회의는 열지 못했다.
쟁점은 SO의 변경 허가에 대한 방통위의 사전 동의 여부와 지상파 방송 허가권을 어디에 두는지였다. 여야는 여러 차례 비공개 접촉을 통해 SO의 변경 허가는 방통위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고, 지상파 방송의 허가권도 방통위에 두되 지상파 방송의 무선국에 대한 기술적인 심의·검토는 미래창조과학부가 관할하기로 했다. 민주당의 주장이 대폭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문방위의 새누리당 간사인 조해진 의원이 합의 내용에 격렬하게 반대하면서 원내수석부대표 간의 합의문 작성은 지연됐다. 오후 10시경 결국 양당은 본회의 처리를 22일로 넘기기로 했다.
앞서 강창희 국회의장은 오전 11시 여야 원내 지도부를 차례로 만나 합의를 해줄 것을 설득했으나, 새누리당 이한구,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각자의 입장만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잇따라 열린 문방위 간사 회동,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서도 견해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는 다시 무산됐다. 이때만 해도 국회 안팎에서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3월 임시국회를 넘기면서 장기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오후 6시경 성 접대 의혹에 휩싸인 김학의 법무부 차관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관의 사퇴로 청와대의 인사 시스템이 도마에 오르면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라도 서둘러 처리해야 국면 타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지난달 17일 지명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이달 14일 지명된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여전히 후보자 신세다. 윤 후보자처럼 장관에 지명된 뒤 한 달이 넘도록 인사청문회를 하지 못한 경우는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된 2005년 7월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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