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북한이 26일 지금까지 나온 적이 없는 ‘1호 전투근무태세’를 하달한 미사일과 장사정포 부대에서 실제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중·단거리 미사일을 동·서해상으로 발사하거나 방사포(다연장로켓)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포격할 개연성에 대비하고 있다. 북한군 최고사령부는 2010년 3월 키리졸브 한미 연합군사연습 때 ‘전투동원태세’를, 2009년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L) 군사연습 때 ‘전군·전민·전국 특별경계태세’를 지시한 바 있다.
북한이 1호 전투근무태세에 진입 대상으로 언급한 전략미사일 부대는 평양 북동쪽 강동군에 배치된 ‘전략로켓사령부’를 말한다. 이 부대는 과거 ‘미사일지도국’으로 알려진 군단급 규모다. 스커드 단거리미사일부터 대포동2호 장거리미사일까지 북한 전역에 배치된 1000여 기 탄도미사일의 운용을 책임지고 있다. 북한군이 실전배치한 장사정포는 총 4800여 문이다. 이 중 서울과 수도권을 위협하는 장사정포는 170mm 자주포 6개 대대와 240mm 방사포 10여 개 대대 등의 총 330여 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천안함 폭침 3주기에 맞춰 최고 수준의 명령을 내린 것은 위기고조의 책임을 한미 양국에 돌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최고지도자의 존엄’이 훼손된 것에 대해 강도 높게 대응해야 할 필요도 있었을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이날 최고사령부는 일부 한국 언론이 최근 ‘북한 도발 시 김일성·김정일 동상 타격 계획’을 보도한 것과 관련해 “(한국) 당국자들이 대원수들의 동상을 정밀타격 하겠다고 고아(떠들어)대고 제거 우선순위 목록까지 만들어놓았다며 하늘 무서운 줄도 모르고 짖어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도 이날 “악의 본거지인 청와대를 비롯한 대결모략의 소굴들을 흔적도 없이 짓뭉개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앞서 북한군은 25일 동해 원산 일대에서 육·해군이 참가한 대규모 국가급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김정은이 참관한 이 훈련은 해군 제597연합부대가 공기부양정을 이용해 침투하는 상륙부대 역할을, 인민군 제324대연합부대와 제287대연합부대가 상륙저지 역할을 맡는 쌍방 훈련으로 진행됐다. 북한의 위협이 이렇게 계속 고조되면서 미 공군 B-52 전략폭격기는 이달에만 3, 4차례 한반도로 출격해 지형 숙달을 위한 비행연습과 모의 폭격훈련을 실시해왔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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