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보당국, 24시간 전방위 감시김정은 한밤 작전회의 “사격 대기하라”… 北전투기 한때 南접근… 공군 대응출격헤이글 美국방 “어떤 사태도 즉각 대응”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29일 0시가 넘은 시간에 군 최고 수뇌부를 긴급 소집해 작전회의를 열고 군 전략로켓부대에 ‘사격 대기 상태’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이날 0시 반 ‘전략미사일 부대의 화력타격 임무에 관한 작전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현영철 총참모장, 이영길 총참모부 작전국장, 김영철 정찰총국장 겸 부총참모장, 김락겸 전략로켓군사령관 등이 참석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정은은 회의에서 “아군전략로케트(미사일)들이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도를 비롯한 태평양작전전구 안의 미제 침략군 기지들, 남조선 주둔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게 사격 대기 상태에 들어가라”고 지시했다. 특히 미군 B-2 스텔스 폭격기의 한반도 진입에 대해 “핵전쟁을 일으키겠다는 최후통첩”이라며 “미제의 핵 공갈에는 무자비한 핵 공격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김정은이 심야에 최고사령부 회의를 소집하고 이를 북한 매체가 곧바로 전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 지도부가 B-2 스텔스 폭격기의 한반도 진입에 반발해 북한의 미사일 부대가 언제든지 실전 발사를 할 수 있음을 보여 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군 당국은 최근 북한 미사일 부대의 차량과 병력 움직임이 급증한 정황을 포착하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의 스커드와 노동, 무수단 등 탄도미사일의 동향을 정밀 감시 중”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보 당국은 정찰위성과 공중조기경보기, 영상·신호 첩보기를 24시간 가동해 북한 전역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 차량(TEL)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북한은 이틀째 경비정과 같은 다수의 소형 함정으로 구성된 해상 전력으로 북한 연안에서 기동훈련을 실시했다. 오전에는 북한의 미그-21 전투기 1대와 Mi-2 헬기가 서부전선의 전술조치선(TAL) 인근까지 접근했다가 한국 공군이 대응 출격하자 돌아갔다. TAL은 북한 전투기가 이륙 후 3∼5분 내에 수도권에 도착하는 점을 감안해 군이 군사분계선(MDL)과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20∼50km 북쪽 상공에 가상으로 설정한 선이다. 서부전선 최전방에 주둔한 북한 2군단 포병부대는 장사정포 40여 문을 갱도 밖으로 꺼낸 것이 포착됐다. 이에 군은 “군사판정검열(훈련 뒤 장비 검열)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도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28일(현지 시간)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과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과 호전적인 언사는 위험 수준으로 올라갔다. 우리는 어떤 우발적 사태에도 대응해야 하고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작전회의 사진에서는 김정은과 북한군 지휘관들 뒤로 ‘잠수함 40척, 상륙함 13척, 소해함 6척, 보조함선(지원 함정) 27척, 비행기종 1852대…’ 등이 적힌 상황판이 그대로 노출됐다. 우리 군 관계자는 “‘보안사고’로 보이지만 대남 대미 협박을 위해 의도적으로 노출했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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