許비서실장 “모든 수석이 정무비서”… 정무-홍보 적극적 역할 주문
朴대통령 직접 나서는 방안도 검토… 30일 朴정부 첫 黨政靑 워크숍
“왜 정무수석이 청와대 직제 순서에서 가장 앞에 있는지 아십니까?”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이 2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때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의 청와대 수석 간 직제 순서 개정 보고를 들은 뒤 대뜸 수석들에게 물었다. 허 실장은 “그건 청와대 자체가 정무적 기능을 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수석은 단순한 비서가 아닌 정무비서가 되어야 합니다”라며 수석들에게 더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정부 출범 한 달 동안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과 인사 난맥으로 주춤거리는 사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청와대가 정무, 홍보 기능 강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수석실별로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청와대는 특히 4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국회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4월 국정운영은 다양한 경제 및 민생 정책 발표와 국회와의 관계 개선의 두 가지 트랙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대통령도 국회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직접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당장 4월에 민생 관련 법안에 속도를 내려면 국회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청와대는 여당과 함께하는 다양한 단위의 회의체를 설계 중이다. 고위 당정청 회의는 국회와 국무총리실을 번갈아가며 정례화할 계획이다. 원내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원내대표나 정책위의장이 중심이 되는 별도의 당정청 협의체도 구상 중이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당청 간 운영됐던 회의체들을 대부분 복원하되 정례화보다 상시적으로 협조할 수 있는 체제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국가지도자연석회의 개최나 의원 초청 등의 방식을 통해 대통령이 직접 여야와 소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당장 여당과의 관계가 녹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30일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리는 당정청 워크숍에서 인사 참사와 불통 정치에 대해 정부와 청와대에 작정하고 쓴소리를 하겠다는 분위기다. 당청 간의 소통도 불만이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2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내에서 자꾸 소통이 안 된다는 소리가 나와 당에서 워크숍을 제안했다”며 “회의에서 별별 얘기가 다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사람들이 정부에 왔으니 앞으로 국회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국정운영 지지율이 하락하는 데는 홍보 역량 부족도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여러 차례 “정책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으면 그 정책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홍보를 강조했지만 국민에게 정책이 효과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 윤창중 대변인은 29일 허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민이 궁금한 것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대변인이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를 달라”고 수석들에게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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