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 기업들 “소모적 정치논쟁 자제를”

  • Array
  • 입력 2013년 4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남북 잇단 대결상황에 우려 표시 “123개 기업 1만5000명 실직할수도”

123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모임인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은 31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북한의 폐쇄 위협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은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한재권 회장, 유창근 부회장.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123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모임인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은 31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북한의 폐쇄 위협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은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한재권 회장, 유창근 부회장.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북한이 전시 상황을 선포하며 개성공단을 폐쇄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가운데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모임인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은 31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남북 평화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의 존엄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려 든다면 공업지구를 가차 없이 차단, 폐쇄해 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개성공단에 대해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쏟아내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개성공단을 둘러싼 암울한 정세가 더이상 심화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인 옥성석 나인모드 사장은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공단 입주기업에 납품하는 국내 업체들의 거래도 끊긴다”며 “123개 개성공단 입주업체와 관련된 협력업체 근로자 1만5000명이 모두 실직자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나아가 “만약 개성공단이 문을 닫게 되면 국가신용도에도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개성공단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측은 개성공단이 북한 정권에 달러 공급원 역할을 한다는 등의 비판에 대해 “어느 누구를 자극할 수 있는 해석적 논쟁은 지양해 달라”고 당부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에스제이테크의 유창근 사장은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북한 노동자들에게 최저생계비 수준인 월 100∼150달러의 월급을 주는데 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일각에서 (다른 용도로 전용하는 것처럼) 오해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편 북한의 위협 이후에도 개성공단 출입과 조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입주기업 직원들의 신변에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평일에는 보통 770명, 주말에는 350명 정도의 남측 직원이 개성공단에 체류하고 있다. 북한은 27일 남측과 개성공단을 연결하는 군 통신선을 차단했지만 민간 통신선은 정상으로 작동하고 있다.

9년째 개성공단에서 일하고 있는 한 입주기업 직원은 3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북관계가 경색되거나 국제정치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개성공단에 관한 우려가 커지지만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며 “가족의 안부전화에도 ‘잘 지내고 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개성공단#전시상황#북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