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무력-경제 함께 강화하겠다”

黨중앙위 전원회의, 새 전략 제시… 軍강경파 정치국 후보위원 대거 발탁
전시상황 돌입-개성공단 폐쇄 위협

북한이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을 병진시키는 것을 김정은 체제의 새로운 전략적 노선으로 채택했다.

조선중앙통신은 31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주재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조성된 정세와 우리 혁명발전의 합법칙적 요구에 맞게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을 병진시킬 데 대한 새 전략 노선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핵무력을 강화 발전시켜 방위력을 철벽으로 다지면서 경제건설에 더 큰 힘을 넣어 사회주의강성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가장 혁명적이며 인민적인 노선”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전원회의는 전략적 노선의 과업으로 △농업과 경공업에 역량 집중 △자립적 핵공업 발전과 경수로 개발 △우주과학기술발전과 위성(장거리로켓) 발사 등을 제시했다. 또 “핵무기는 정치적 흥정물이나 경제적 거래물이 아니다”며 “핵보유를 법적으로 고착시키고 세계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확대강화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날 회의에선 병진 노선 채택을 뒷받침하는 조직개편도 있었다. 경제개발을 책임진 박봉주 당 경공업부장은 당중앙위 정치국 위원에 임명됐다. 또 군부 강경파인 현영철(총참모장)·김격식(인민무력부장)·최부일(인민보안부장)은 후보위원에 발탁됐고 백계룡 강원도 담당비서는 신임 경공업부장에 임명됐다. 한동안 모습을 감췄던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이날 김정은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동행해 공개석상에 나타났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30일 전시상황 돌입 선언에 이어 개성공단 폐쇄 위협까지 거론하며 대남 압박 수위를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정부·정당·단체 특별성명’을 통해 “이 시각부터 북남관계는 전시상황에 들어가며 따라서 북남 사이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는 전시에 준하여 처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공식적으로 ‘전시상황에 들어간다’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도 담화를 통해 “괴뢰역적들이 개성공업지구가 간신히 유지되는 것에 대해 나발질(헛소리)을 하며 우리의 존엄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려 든다면 공업지구를 가차 없이 차단·폐쇄해 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날 고위 당정청 워크숍에 참석해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더 철저하게 응징을 해야 한다”며 “미국 본토의 전력도 한반도에서 직접 시연해서 북한의 도발을 사전에 무기력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