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서북도서를 기습 포격하거나 무력 점령하려 할 경우 한국과 미국은 대북방어준비태세인 데프콘(DEFCON)을 신속히 격상시켜 사실상 전시(戰時) 대응 체제로 대처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군의 소극적 대처로 즉각적이고 충분한 보복 응징이 제약됐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한미 양국이 공식 서명한 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이하 공동대비계획)에도 이런 내용이 핵심 사안으로 포함됐다고 군 소식통이 전했다.
1일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를 포격하거나 기습 점령을 시도할 경우 한국군이 일차적으로 ‘도발원점’과 ‘지원세력’을 타격하는 동시에 한미 군 당국은 데프콘 격상 절차를 밟게 된다.
다른 소식통은 “아군 반격 이후 북의 추가 도발을 막고, 지휘세력까지 응징하려면 주한미군 등 연합전력의 지원이 필수”라며 “이를 위해선 데프콘이 현 4단계에서 3단계 이상으로 격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가 최근 서명한 공동대비계획의 핵심도 북한의 국지도발 시 미군 전력의 조기 투입을 위해 데프콘의 신속한 격상 절차를 명시한 점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에 한미연합체제의 ‘빈틈’을 악용한 도발을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이전에는 북한이 기습 포격 등을 해도 대개 ‘국지도발’로 간주해, 전시대응태세인 데프콘을 올리지 않았다. 연평도 도발 때도 군은 국지도발대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대북감시태세인 ‘워치콘’만 올렸다.
박근혜 대통령도 북한의 도발에 단호한 대처를 하라고 군에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된 국방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에 대해 어떤 도발이 발생한다면 일절 다른 정치적 고려를 하지 말고 초전에 강력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군 통수권자로서 북한의 돌발적이고 기습적 도발에 대해 직접 북한과 맞닥뜨리고 있는 군의 판단을 신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과 화상 통화를 한 정진섭 해군2함대사령관(소장)은 “적은 이 시각에도 해안포 17문의 포문을 개방하고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적이 또다시 도발하면 철저히 응징하겠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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