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졸브때 첫 모의 전술훈련… 北 “영변 원자로 재가동” 선언
朴대통령, 안보장관회의 긴급 소집 “北 도발 생각 못하게 해야”
미국 정부가 북한 정권의 붕괴 상황 등을 포함한 한반도 유사시 북한 내 핵시설을 장악하는 임무를 전담하는 조직을 주한미군에 설치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한국과 미국의 정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지난해 말 주한 미8군사령부에 북한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북한 전역의 핵시설에 대한 침투 및 장악 임무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했다. 이 조직은 군사쿠데타와 내란 등으로 북한 지도부가 핵 통제력을 상실할 경우 주한미군과 미 증원 전력 등을 투입해 핵물질이나 핵무기가 있을 것으로 파악되는 핵시설을 최단 시간 내 장악하는 세부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임무를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 핵물질이 반군 세력이나 외부 테러 세력에 유출되는 상황을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제거 대상에는 북한이 재가동을 선언한 영변 핵단지를 비롯해 북한과 중국 접경지역에서 비밀리에 운영되는 소규모 우라늄 농축 시설 등 핵물질 제작 공장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2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에 따라 영변의 5MW급 흑연감속로를 정비해 재가동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흑연감속로를 재가동하면 여기서 나오는 사용후 연료봉을 재처리해 핵폭탄의 재료인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 내 핵무기와 핵물질을 안전하게 확보하는 한편 핵 관련 시설과 기술연구소 장악, 요인 체포, 기밀자료 확보 등이 이 전담 조직의 주요 임무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한미 군 수뇌부는 지난달 실시한 키리졸브 연합군사연습에서 이 조직을 활용한 북핵 제거 모의 전술 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취임 후 처음으로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주재했다. 회의 소집은 전날 저녁 긴급하게 결정됐다. 북한이 연일 도발 위협을 해오는 데 대한 대응 차원이다.
박 대통령은 회의에서 “현재 우리의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며 “북한의 도발 시 강력하게 응징하는 것이 필수지만 그보다는 우리가 강력한 외교적, 군사적 억지력을 통해 북한이 감히 도발할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외교안보장관회의나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수시로 개최해 대책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류길재 통일부, 김관진 국방부 장관,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 주철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김규현 외교부 1차관이 참석했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회의에서 최근 북한 동향과 개성공단 상황, 국제사회의 반응 등을 점검하고 정부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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