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일 북한의 개성공단 출입제한 조치가 대남 위협을 고조시키려는 의도로 보고 북한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대응책을 점검했다.
통일부는 이날 류길재 장관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하고 개성공단의 근로자 신변 안전 문제 등 대책을 숙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당장 공단 내 근로자의 신변 안전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아직 800명 이상 체류 중인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주철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중심으로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는 한편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김 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북한의 개성공단 출입 제한 조치에 대해 즉각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는 차분하지만 단호한 기조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날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북핵 안보전략특별위원회’에 참석해 “만약 (개성공단 인질 억류) 사태가 생기면 군사적 조치와 더불어 만반의 대책이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한국과 미국이 합의한 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에도 개성공단의 우리 국민이 북의 인질로 억류될 경우 한미 연합전력을 동원해 구출작전을 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한미 군 당국은 매년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합군사연습에서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해 우리 국민이 인질로 사로잡히는 상황을 상정한 구출연습을 실시해왔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인질 사태의 규모에 따른 구출작전 등 구체적 대응책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소규모 인력을 억류할 경우 주한미군의 아파치공격헬기(AH-64D)와 MH-60 같은 특수작전용 헬기 등으로 특전사 요원들을 은밀히 투입해 구출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인질 규모가 수백 명일 경우에는 대규모 한미연합 전력이 동원된다. 구출작전 과정에서 북한의 무력 개입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한미 공군의 최신예 전투기와 정밀 유도무기가 먼저 개성공단 인근의 북한군 주요 기지와 방공망 등을 제거해 제공권을 장악한 뒤 아파치헬기와 A-10 공격기 등의 지원을 받으며 특전사 요원을 투입하는 수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군 5개 사단이 둘러싼 개성공단의 인질 구출은 대량 인명 피해나 확전의 위험이 커 군사적 구출작전은 최후 수단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협상과 외교적 압박 등을 통한 인질 구출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김 장관은 “북한이 도발해오면 5일 이내 전방지역의 북한군 전력 70%를 궤멸할 수 있는 태세가 갖춰져 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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