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북한의 정상국가화라는 장기적 비전을 명확히 한 뒤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북한의 위협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상황관리에만 치중한다면 신뢰 자체를 만들기 어렵다.”
기조발제자인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통일의 길을 열기 위한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강력히 주장했다.
―정상국가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국제사회의 규범과 약속을 지키는 책임 있는 나라다. 핵확산금지조약(NPT) 같은 다자체제는 물론이고 남한이나 미국과의 협상결과도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대화로 문제를 풀 수 있다. 경제적으로는 개혁개방을 통해 주민들을 먹여 살릴 역량을 갖춘 나라, 정치적으로는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아는 나라다.”
―북한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한가.
“변화의 주체인 북한 주민들이 우리(남한)를 동포로 인식하고 자유를 꿈꾸게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쌀 이외의 식량이나 약품 등을 과감히 지원하면서 북측 주민 개개인이 동포애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북측 당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철저한 상호주의와 투명성을 관철해야 한다. 서독이 동독을 지원하며 반체제 인사를 송환받거나 서독TV의 동독 지역 송출 등을 이뤄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자발적으로 민주화를 일으킬 수 있는 역량을 북한 주민에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결과적으로 북한 지도부 내에서도 정상국가화를 지향하는 세력이 생겨나 힘을 얻도록 제재와 지원을 큰 틀에서 함께 설계, 집행해야 한다. 분단 극복이라는 거시적 목표를 가지고 대북 지원을 해야 한다.”
―주변국, 특히 중국에 정상국가화를 설득할 수 있나.
“중국 정책결정그룹 내부에서도 친북 일변도로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국제파’ 인사들의 시각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해 정상국가로 만드는 것만이 급격한 체제붕괴 등의 리스크를 최소화해 안정적인 동북아 질서를 만들어낼 유일한 길이라는 주장은 그들에게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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