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해제 MB5년]대통령 호칭 논란… MB때도 “대통령님” “각하”는 일부 참모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6일 03시 00분


2012년 11월 19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ASEAN)+3’ 정상회의 만찬장에서 이명박 대통령 자리에 놓인 영문 명패. 여기서 ‘H.E.’는 ‘각하(His Excellency)’의 약칭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2012년 11월 19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ASEAN)+3’ 정상회의 만찬장에서 이명박 대통령 자리에 놓인 영문 명패. 여기서 ‘H.E.’는 ‘각하(His Excellency)’의 약칭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가 동아일보의 ‘비밀해제 MB 5년’ 1회를 보고 4월 2일 한 인터넷 매체에 ‘각하의 말씀, 많이 컸네’라는 글을 썼다. 2010년 정진석 당시 정무수석이 MB에게 ‘김태호 총리 카드’ 포기를 권유하면서 “더 밀어붙이면 각하만 다칩니다”라고 한 대목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각하라는 호칭은 신분적 차이나 권위적 위계로 연결된다”며 “참여정부의 경우 누구도 대통령을 각하로 부르지 않았다. 대통령님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MB 청와대에서도 공식 호칭은 ‘대통령님’이었고 대부분의 참모들도 그렇게 불렀다. 다만 일부 참모들이 가끔 ‘각하’라고 불렀다.

사실 한국의 보수 세력은 ‘각하’라는 표현에 더 익숙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님’이란 표현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7년 대선 승리 후 처음 사용한 것이다. 그 전까진 ‘각하’가 공식 호칭이었다.

대선 다음 날인 2007년 12월 20일, MB는 한나라당 중진 의원들과 서울 종로구의 한정식집에서 당선 축하 만찬을 했다. 폭탄주가 한두 잔 돌고 분위기가 오르자 최병국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공식 호칭은 대통령님이지만, 표현이 좀 익숙하지 않습니다. 이전처럼 각하가 좋지 않나요. 외국에선 장관도 각하라고 부르는데 저는 각하라고 부르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각하!”라고 한 것. 이에 주변에서도 ‘각하’라고 추임새를 넣었고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당시 MB는 이에 대해 별 언급은 하지 않았다. MB는 취임 초기 참모가 보고 중 자신을 각하라고 부르면 “각하라고 부르지 마라”고 제지했으나 나중에는 굳이 막지는 않았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이명박#호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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