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사진)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박 후보자가 2010년 서울동부지검장을 끝으로 검찰에서 퇴임한 직후 김앤장에서 4개월 근무하면서 2억4500만 원의 수임료를 받은 점을 집중 추궁했다.
민주통합당 박홍근 의원은 “우리나라 월평균 가구소득이 450만 원”이라며 “(박 후보자가) 주는 위화감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따졌다. 이에 박 후보자는 “전관예우는 자기가 근무하던 직장에 영향력을 미쳐서 연봉에 연결될 때 해당한다”면서도 “고위 공직을 지낸 사람으로서 청빈한 삶을 이어가지 못한 점, 위화감을 드린 점은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헌재소장에 취임하면 퇴임 후 로펌에 취업하지 않겠다. 국가로부터 받은 과분한 은덕을 어떻게 돌려 드릴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은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경찰이 시민분향소가 설치돼 있던 서울광장을 봉쇄한 데 대해 박 후보자가 헌재 재판관으로서 합헌 의견을 낸 점도 문제 삼았다.
민주당 최재천 의원은 “해당 사건에 대해 2011년 헌재는 재판관 9명 가운데 7명은 위헌, 2명은 합헌 결정을 내렸는데 그 두 분이 이동흡 전 헌재소장 후보자와 박 후보자다. (이 전 후보자를) 페이스오프 해서 온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당시 박 후보자는 합헌의 근거로 ‘시민들이 출입 목적을 속여서 서울광장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는데, 이것은 나치 형법”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는 “법 질서를 지켜야 되고 공공 복리도 중요한 헌법적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진보정의당 김제남 의원이 “대검찰청 공안부장 시절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관련자들을 1200명 넘게 무더기 기소했다. 촛불집회에 참가한 다수의 시민에게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고 질문한 데 대해서는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그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이 통합진보당을 겨냥해 “종북 세력으로 지칭된 분들이 정당의 틀 안에서 이적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박 후보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정당이라면 해산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고 답했다. 군 가산점제에 대해서는 “국가에 봉사하고 기여한 측면에 충분한 보상이 될 수 있도록 지원 입법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9일까지 실시된다. 여야는 10일 청문심사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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