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통합 진보당 대표는 9일 우리 측 보수언론과 '인질사태' 등을 언급한 정부가 북 측을 자극해 개성공단 잠정 중단 사태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전쟁위기 해소를 위한 대북특사 파견 및 남북대화 촉구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애초에 전쟁위기가 심각한 와중에도 개성공단은 정상 가동되고 있었고 북에서도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고 지적한 후 보수언론과 정부 책임론을 폈다.
그는 "그런데 일부 보수언론들이 개성공단을 두고 북의 외화벌이 창구라서 손을 못 댈 것이라며 보도했고, 정부는 '인질사태'니 '구출작전'이니 하면서 사태를 악화시켰다"며 "특히 군은 실제로 한미연합훈련 때 개성공단 인질사태를 가정한 연합훈련을 하고, 지난달 22일 서명한 한미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에도 개성공단 인질사태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조용히 있던 개성공단을 건드려서 북에 어떤 큰 타격을 줬느냐"며 오히려 우리 쪽 피해가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성공단이 중단되면 북은 한 달에 100억 원 정도의 피해를 본다고 한다. 그런데 입주한 우리의 중소기업과 협력기업체가 입는 피해는 한 달에 무려 7000억 원 정도나 된다는 말도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되면 기업 부도를 피할 수 없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만약 개성공단이 폐쇄된다면 남북관계의 화해와 협력은 작은 불씨마저 완전히 사라지고 대결과 전쟁만이 남는다"며 "우리 민족,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담보로 이렇게까지 꼭 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강경일변도인 청와대의 자세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전쟁 한 번 해보자, 우리가 이긴다', '전면전 각오하고 선제타격이라도 하겠다'는 목소리가 청와대를 좌우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생각, 박근혜 대통령의 판단이 궁금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최근 청와대는 아예 남북 대화를 시도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그냥 이대로 개성공단도 포기하고, 군사력 시위나 하고, 그러다 전쟁까지 벌어져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이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전쟁위기가 심각하다고 느끼는 국민이 국민 50%를 훌쩍 넘고 60% 이상이 평화협상 개시를 바라고 50% 이상이 대북특사 파견에 찬성한다며 대북특사 파견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번 주가 지나면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국회가 대통령 대북특사파견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진보당은 곧 남북대화촉구건의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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