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내정한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10일 박정희 정부 시절 유신체제에 대해 "영구집권을 위한 친위 쿠데타로 민주주의가 퇴보한 기간"이라고 소신 발언을 했다. 다른 장관 후보자들이 원론적인 답변에 머문것과 대비된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을 통해 "유신체제를 평가해 달라"는 민주통합당 신경민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5공 출범 당시 비판적 성향의 기자로 분류돼 해직당한 이 후보자는 '박정희 정부'에 대해 "대통령 직선제가 폐지되고 삼권분리 원칙이 무너지는 등 민주주의가 퇴보했다"고 지적했고, 5·16에 대해서는 "물리적 힘을 사용한 군사 쿠데타로 민주주의가 퇴보했다"고 평했다.
다만 "(박정희 정부가) 경제적 근대화나 민족적 자신감 회복 등 여러 분야에 끼친 공적을 과소평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유신과 신군부를 비판하다 해직된 신문기자 출신으로 박 대통령의 낙점을 받을것에 대해서 "대통합이라는 명제로 저를 임명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주요 방송사의 파업에 따른 언론인 해직사태와 관련, "매우 안타깝다"면서도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노사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원만히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종합편성채널(종편) 성과에 대해서는 "당초 설정한 목표가 달성됐는지 판단하기 이르다"면서 "작년말 기준 직접 고용창출이 2200명으로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KBS 수신료 인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공영방송의 재원 구조를 정상화 해 공영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국민 부담이 가중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 후보자는 이동통신사의 불법 보조금 문제에 대해 "이통사의 수익 규모를 고려해 부담을 느낄만한 정도로 과징금이 부과돼야 한다"면서 "일괄 처벌보다는 시장 과열을 주도한 사업자를 선별 제재하는 등 차별적 보조금 지급행위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단말기 유통구조 전반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증여세 탈루 의혹에 대해서는 "작년말 장남이 결혼하면서 신부와 공동으로 2억4000만 원짜리 전세를 마련했고, 배우자가 그 가운데 1억 여 원을 지원했다"면서 "신부의 국적이 외국인이어서 혼인신고가 늦어진 탓에 지난달 25일 혼인신고를 마치고 증여세를 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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