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후보 토론회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계륜, 김한길 의원, 진행을 맡은 최경주 기자, 강기정 이용섭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통합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당 대선평가위원회가 9일 공개한 대선평가보고서가 문재인 전 대선후보를 비롯해 한명숙 이해찬 전 대표 등 친노(친노무현) 핵심 인사들의 실책을 거론하면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것을 요구한 것이 계파 갈등의 불씨를 되살렸다.
지난해 대선 때 문 전 후보 캠프에서 각각 비서실장, 상황실장,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던 노영민 홍영표 이목희 의원 등 친노계 인사들은 10일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본적인 사실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전날 발표된 대선평가보고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 전 후보와 안철수 전 교수의 단일화 과정, 선거대책위원회 내 ‘비선(秘線) 조직’ 존재 여부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이 담겼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정치적 편향에 사로잡힌 보고서”(이목희), “밀실에서 음모적으로 추진된 짜맞추기식 평가서”(홍영표) 등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노 의원은 ‘문 전 후보가 결단에 의한 모양새에 집착해 안 전 교수 측 요구를 빨리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 “평가가 객관적이려면 안 전 교수의 마지막 제안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고 평가해야 한다. 안 전 교수가 문 전 후보의 아들이나 동생도 아니고 억지 ‘뗑깡’을 받아들일 수는 없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어떤 요구가 오고 갔는지에 대해서는 “훗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이 의원은 “(당의 최종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위원회 차원의 토론회를 통해 보고서를 수정·보완하거나 폐기할 수도 있다”며 “주요 사실을 다 공개하는 백서를 빨리 만들어 당원, 지지자들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패배의 주역으로 몰린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사형수에게도 진술을 듣는다. 한상진 대선평가위원장에게 ‘왜 제게는 한마디 묻지도 않고 발표를 했느냐’고 물으니 ‘미안합니다’라고 하더라”며 “미안평가보고서?”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비주류 일각에선 이번 보고서를 계기로 책임자 퇴진론을 꺼내들었다. 비주류 측 문병호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전 후보가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낫다”며 문 전 후보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친노와 비노가 아무리 견원지간이라지만 볼썽사납게 상대방 욕만 하고 있으니 딱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