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도 장관도 與대표도 “국민행복이 핵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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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인사기준 된 ‘국정철학’… 여권 인사들에 물었더니
鄭총리 “국민 눈높이 맞는 정책 추진” 黃대표 “좋은 일자리 많이 만들어야”
구체적 설명없이 추상적 답변 일관

박근혜 대통령은 3월 1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새 정부의 첫 장차관들과 워크숍을 열고 “장차관은 물론이거니와 공무원 모두가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에 앞서 국무회의에서는 공공기관장 인선과 관련해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했다.

‘국정철학 공유’ 여부가 인사 기준으로 등장하면서 관가(官街)는 물론이고 여권과 공기업에서도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학습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고위 공직자들 발언에서 ‘국민행복’ ‘창조’ ‘부흥’ 같은 단어들이 부쩍 늘어났다. 김대중 대통령 때 ‘남북화해’, 노무현 대통령 때 ‘혁신’, 이명박 대통령 때 ‘실용’ 같은 용어들을 공직자들이 입에 달고 살았던 것과 비슷하다.

청와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박근혜정부의 국정철학을 “지금까지의 국가 중심 발전모델에서 벗어난, 국민행복과 국가발전의 선순환”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제시하는 국정철학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정책과는 어떻게 연결돼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동아일보가 11일 정부와 여당 고위 관계자들에게 박근혜정부의 ‘국정철학’이 무엇인지를 물어본 이유다. 질문에 답한 이들은 박근혜정부의 국정 슬로건인 ‘국민행복’을 중심으로 다소 추상적인 답변을 내놨다. 국정철학의 실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은 이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가장 우선되는 것이 국민행복이다. 모든 것이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정부 안에 있는 칸막이를 없애고 국민 입장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국정 슬로건이 국민행복과 희망의 새 시대”라며 “국정운영 측면에서는 부처 칸막이를 없애고 협업을 통해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정책 추진에 있어서는 수립을 해서 현장에 그냥 주고 마는 게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에 대한 지속적 확인과 피드백을 통해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답했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박근혜정부 국정철학의 핵심은 국민행복”이라며 “여성행복, 가족행복을 통해 국민행복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여성 청소년 가족의 문제는 정부와 민간, 정부 전체 부처의 문제”라며 “여성부는 전체 부처의 정책 코디네이터, 민관의 코디네이터로서 모두가 합심하여 안전과 국민행복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행복을 국정의 최고가치로 하여 한반도 평화와 지구촌 발전에 기여하는 희망의 새 시대를 지향한다”며 “창조경제 발전과 문화 융성, 국민 안전 보장을 통해 국민의 높은 삶의 질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부처로 떠오른 미래창조과학부 고위 관료들은 말을 아꼈다. 이상목 미래부 제1차관은 “아직 대통령 업무보고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국정철학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밝혔고, 윤종록 제2차관도 “무거운 주제인데…”라며 즉답을 피했다. 여당의 수장인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국가 위주에서 국민 중심의 국민행복을 강조하는 국정운영이 국정철학”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좋은 일자리를 위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려면 창조경제가 더욱 필요하고 이를 통해 경제민주화와 국민대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국민행복#국정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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