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박근혜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진 국회의장단 청와대 오찬에서 민주통합당 박병석 국회부의장은 내심 놀랐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박 부의장이 2월 중순 국회기(旗)와 국회 배지 등 국회를 상징하는 로고를 바꾸는(무궁화 문양 가운데 자리 잡은 한자 ‘國’을 한글 ‘국’으로 바꾸자는 내용) 규칙 개정안을 발의한 사실을 미리 알고는 “한글화가 좋지요”라고 말했다는 것. 박 부의장은 “참석자에 대한 사전 준비를 꼼꼼히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철저한 준비성은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시절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30여 년 전에도 정평이 나 있었다. 1978년 동아일보의 청와대 출입기자였던 유경현 헌정회 정책위의장은 그해 여름 대통령 휴양지인 경남 진해 앞 저도에서 있었던 일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 가족과 출입기자들이 함께 휴가를 보내던 어느 날, 유 의장은 바닷가를 산책하고 있었다. 그때 박 대통령이 다가오더니 며칠 전 유 의장이 쓴 원고지 5장 분량의 기사에 등장한 미국 언론인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말을 걸었다. 한국의 인권 상황을 비판한 미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에게 유 의장이 편지를 쓰듯 반론을 편 기사였다. 유 의장은 “지면 한구석에 눈에 잘 띄지 않게 배치된 기사였다. 놀랐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11일 이정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국회로 보내 12일에 68회 생일을 맞는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축하 난(蘭)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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