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순환출자, 사회적 압박 통해 해소 유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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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위 ‘해소 계획’ 의무화 방침
재계 “신규만 규제한다더니” 당황

정부는 현재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대기업집단의 경우 기존 순환출자분에 대해서는 해소를 강제하지 않되 자발적으로 해소하도록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압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규제하지 않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공약만 믿고 마음을 놓았던 대기업들은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정부는 현재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는 대기업집단에 대해 이를 해소할 계획이 있는지를 의무적으로 천명하도록 할 방침이다. 해소 계획이 있을 경우 구체적인 해소 예정 시기와 방법을 외부에 밝혀야 한다. 또 정부는 순환출자 구조가 발생한 시점과 발생한 이유도 공시를 통해 의무적으로 밝히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가 정기적으로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 현황을 분석해 국민에게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 기업은 순환출자를 하고 있다’는 사회적 ‘주홍글씨’를 새겨 대기업들이 버티지 못하고 단계적으로 순환출자를 해소하게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대기업집단은 삼성,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롯데 등 모두 15곳이다.

정부는 순환출자 구조가 총수들이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결국은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방침에 역행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렇다고 단기간에 이를 해소하라고 밀어붙일 경우 대기업들이 지배구조 보강에 여유자금을 쏟아 부어 신규 투자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자칫 잘못된 시그널을 줄 경우 기업의 투자의욕을 저해하면서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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