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박 대통령 ‘불통 논란’은 남녀 성별차이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7일 10시 30분


공공정책포럼 강연…"여성인재, 인류가 가장 활용 못 하는 자원"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박 대통령의 불통 논란은 남녀 성별 차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선 후보와 당선인 시절 박근혜 대통령의 대변인을 맡으며 가까운 거리에서 박 대통령을 보좌했다.

조 장관은 17일 오전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기획재정부와 조세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제31회 공공정책포럼에서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일할 때와 대통령이 된 지금도 '소통이 어렵다, 다가가기 쉽지 않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며 "이는 여성과 남성의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조 장관은 "우리 사회는 어느 조직이나 대부분인 남자들이 주류를 이루는데 정치권도 사정이 마찬가지"라며 "나는 박 대통령과 일하면서 매우 자연스럽고 편안했다. 불통 논란을 보면서 이게 여성과 남성 사이의 근본적인 소통의 차이구나라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이어 "나도 로펌과 같은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일하면서 겪은 어려움 중에 가장컸던 게 많은 남성 속에 있으면서 느낀 부자연스러움이었다"면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제대로 인식하면 성 차별 없는 사회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여성 관리직 채용에 관한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한국씨티은행의 법무본부장(부행장급)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

조 장관은 "씨티은행이 한미은행과 합병하면서 여성 관리자 수가 많이 줄자 미국 본사 임원진이 한국을 방문했다"며 "본사 임원진이 한국 임원들로부터 '하위직에는 여성이 많으니 나중에 그들이 승진하면 여성 관리직이 많아질 것'이란 얘기를 듣고 격분해 부행장급 여성 임원 채용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또 미혼모를 비롯한 한부모 가정 등 소외층에 대한 정부 지원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했다.

그는 "겨우 10만원 더 받는 직장으로 옮기면 정부 지원이 끊겨 버리니 그냥 정부 프로그램에 들어가서 마당이나 쓸면서 지원을 받는 게 낫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박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하면서부터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밝혀왔지만, 장관이 되고 보니 국민을 위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겠다"고 털어놨다.

그는 "오랫동안 같은 일을 해 오던 공무원들이 하루아침에 업무 방식을 바꾸는 게 쉽지 않겠지만 물구나무를 선 채로 일상생활을 하는 심정으로 일을 해 달라"며 변화를 당부했다.

조 장관은 또 "인류가 가장 활용하지 못하는 자원이 바로 여성 인재, 여성의 경제활동"이라며 일과 가정의 양립 지원 등 추진계획을 소개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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