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체 G사 대표 양모 씨(61)는 이헌수 신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주가 폭락을 우려해 국정원 직원에게만 환매해 주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양 씨는 17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002년 말 전직 국정원 직원 안모 씨에게 협박당한 이후 제2, 제3의 안 씨가 나올 것을 우려해 국정원 직원은 물론이고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먼저 연락을 돌려 투자금을 환매해주겠다고 했다. 송금명세서도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씨는 “이 실장이 소비자단체가 방부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는 정보를 미리 알고 환매를 요구했다고 한 언론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방송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환매 4개월 후였다. 투자금을 돌려받지 않은 투자자 중 누구도 그 일로 항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양 씨는 “사업 초창기 어려움을 겪자 오랜 친구인 이 실장이 소개해준 국정원 직원 6, 7명이 1000만, 2000만 원씩 투자했다. 이들이 다른 직원을 소개해 총 20여 명의 국정원 직원이 투자하게 됐다”며 “이 실장이 직접 국정원 직원 수십 명을 소개해 준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정원 직원의 투자 이유에 대해선 “당시 김대중 정권이 벤처기업을 육성하면서 정부나 군에서도 벤처기업에 적극 투자하라고 권유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양 씨는 통화 내내 중학교 동창인 이 실장을 친구라고 불렀다. 그는 “날 위해 집까지 담보로 잡혔다가 날린 친구에게 이런 일이 생겨 미안하다”며 “나와 소송 중인 안 씨가 악의적으로 친구를 모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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