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청와대에선]베이징 798거리 열공중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9일 03시 00분


쇠락한 공단서 세계 문화아이콘으로 창조경제 롤모델 英-이스라엘도 연구

청와대는 요즘 해외 사례까지 치밀하게 연구하며 5월 발표할 창조경제 로드맵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창조경제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중심에서 아이디어, 문화와 연계된 창조산업과 균형을 맞추는 쪽으로 개념이 진화하면서 관련 해외 사례 연구가 한창이다.

청와대가 관심을 갖고 있는 창조산업의 대표 주자는 영국이다. 영국은 1997년부터 창조산업을 미래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집중 육성했으며 2000년부터 창조산업 추진단, 창조산업 수출진흥 자문단 등 범정부 전담기구를 꾸려 관련 산업을 진흥해 왔다.

영국 문화미디어체육부는 창조산업을 ‘개인의 창의성과 기술, 재능 등을 활용해 지식재산권을 설정하고 이를 소득과 고용 창출의 원천으로 하는 산업’으로 정의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창조경제와 흡사한 개념이다. 박 대통령도 최근 부쩍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영국은 동아일보가 15일 베인앤컴퍼니와 함께 개발한 창조경제지수를 측정한 결과 전 세계 35개 대상국 중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선도형 국가다.

창조산업 부흥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고민 중인 청와대가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사례는 중국 베이징의 798거리다. 798거리는 1950년 이후 쇠락한 군수물자 공장지대에 2000년대 초부터 예술가들이 몰려들었고 2006년 정부가 문화창의산업의 집중구로 지정해 환경 정비사업을 벌이며 발전했다. 지금은 갤러리, 카페, 아트숍이 몰려 있어 전 세계 문화아이콘이 됐으며 세계 유명 컬렉터들이 들르는 대형 미술시장도 형성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가 예술인들에게 장소를 싸게 제공하고 주변 환경을 조성해줘 새로운 창조지구를 만든, 참고할 만한 사례”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져온 벤처 창업 지원 모델인 이스라엘의 요즈마펀드도 여전히 청와대의 연구 대상이다.

유민봉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은 창조경제를 위한 정부의 역할로 ‘컨베이어벨트론’을 강조하고 있다. 자동차가 완성되기 위해 각 직원이 컨베이어벨트 앞에서 필요한 순간에 부품을 조립하듯 국민이 창조경제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정부 지원을 원스톱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창조경제#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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