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자戰士’ 전면 공격시 남한 주요시설 5분 내 초토화 가능”

  • 동아닷컴
  • 입력 2013년 4월 19일 17시 14분


남북한의 사이버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전황을 정리하자면 북한의 치밀한 공격을 우리가 버겁게 방어하고 있는 형국. 지난 3월 20일 KBS, MBC, YTN, 신한은행, 농협 등 6개 방송·금융 기관 전산망이 마비되고, 4만8000여 대의 PC와 서버가 파괴된 것은 대표적인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다. 특히 국가안보기관과 군 기관에 대한 해킹 공격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군 관련 사이트에 매월 수십 차례의 해킹이 시도되고 있다. 북한의 사이버전력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으로부터 들어보았다.

-북한의 기술력은 어느 정도인가.

사이버테러 능력은 최신 기술을 개발할 능력으로만 평가할 수 없다. 조직력, 해커들의 정신력도 중요하다. 북한은 무엇보다 1만2000명이 넘는 전문 인력이 있다. ‘전자전사(戰士)’로 불리는 이들에겐 성공에 대한 집념과 헝그리정신, 그리고 창의성을 발휘할 여건이 충분하다. 열심히 하면 부와 명예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방어수준은 어떤가.

보안에 대한 인식이 낮아 투자를 안 하고 있어 방어막이 허술해 쉽게 뚫린다. 북한이 공격할 때 고난도 기술도 필요 없다. 이런 상태에선 계속 당할 수밖에 없다. 군이나 국가기관은 그런대로 방어가 가능하지만, 민간 기업과 기관은 큰 문제다.

-요즘 북한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게 스텍스넷 공격이라고 한다.

스텍스넷(stuxnet)은 산업설비들을 제어하는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이식해 컴퓨터 제어체제를 망가트리는 것으로, 사이버 미사일이라고도 부른다. 국가 주요 기반시설이나 산업시설을 심각하게 파괴할 수 있는 정교한 사이버테러 기술이다. 원자력발전시설, 공항, 지하철, 교통시스템, 초고층빌딩 등 모든 제어 시스템이 공격받을 수 있다.

-만약 북한이 전면적인 사이버 해킹 도발을 한다면.

3월 20일 사이버테러는 연습이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북한이 총공격을 한다면 5분 안에 남한의 주요시설이 초토화할 가능성이 있다. 우선 모든 방송국, 금융기관, 통신망이 뚫려 마비될 것이다. 또한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발전소가 멈춰 전기와 가스, 수도가 끊기고 항공, 철도, 지하철과 교통신호 시스템을 해킹해 각종 사고를 유발시킬 수 있다. 영화 속 상상이지 현실에서 가능하냐고? 내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동차를 해킹, 원격조종하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운전자가 가속기를 밟지 않았는데도 시속 200km까지 올라갔고, 핸들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었다. ‘스마트’란 말이 붙은 것은 뭐든 해킹을 통한 원격조종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내가 그걸 만들었으니 북한이 그 정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다. 우리가 선제 공격을 하는 것은 어떤가.

쉽지 않다. 북한은 폐쇄적인 정보통신망 운영을 하고 있어 북한 전산망에 대한 침투, 공격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침투한다 해도 컴퓨터 보급이 저조해 효과도 제한적이다. 결국 사이버전쟁을 하면 우리 피해가 훨씬 심각할 수밖에 없다.

-청와대에서 사이버테러에 대비하기 위한 콘트롤타워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민군관이 참여하는 국가 원의 사이버테러 대응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국가 사이버 위기관리법’도 빨리 제정해 철통같은 사이버 보안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 국가 차원의 사이버 전문요원 양성도 필요하다. 북한은 해마다 10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양성되고 있는데, 우리는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졸업생 30명이 전부다. 또한 자주국방을 위해 무기개발에 투자하듯이 사이버테러에 대응하기 위한 보안투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들 사이에 ‘보안은 문화다’라는 인식이 자리잡아야 한다. 우선 개인과 회사가 백신 등 보안프로그램을 제값을 주고 사서 설치하는 문화부터 정착해야 한다. 그래야 보안프로그램업체들이 수익이 생겨 더 좋은 방어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

최호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정부와 전문가들이 분석한 북한 사이버전력의 자세한 내용은 시판중인 신동아 5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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